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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가을(秋)

간이역의 변신, 작은도서관과 카페로 바뀐 대구 동촌역 반야월역 금강역

by @파란연필@ 2020. 9. 13.

시속 300km/h가 넘는 고속철도가 개통이 되면서 지방의 작은 간이역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일부 보존을 하고 있는 역들도 있지만, 왠만하면 철거가 되는 것이 현실인데요. 대구 주변으로 연결되어 있는 대구선 역시 대구선 철로가 새롭게 이설이 되면서 옛 선로에 남아 있는 역들은 대부분 폐역이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철거가 되지 않고 간이역 모양의 원형을 유지한 채 새롭게 변신한 곳들이 있어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1. 동촌역

 

예전의 대구선은 원래 대구 시내를 관통하며 지나가는 노선이었는데요. 지난 2005년 가천역이 새롭게 만들어지며 대구선이 시 외곽으로 이설이 되어 기존 대구선의 작은 역들은 모두 폐역이 된 후 철거가 되었습니다. 동촌역 역시 폐역이 되기는 했지만, 철거는 되지 않고 건축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요.

 

 

동촌역은 일제강점기 시절에 지어진 역사이기도 하고 1930년대 간이역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 철거 보다는 보존을 택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등록문화재 303호로 지정이 되어 관리를 받고 있는데요. 겉에서 딱 봐도 오래되어 보임직한 외관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행히 철거는 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던 동촌역을 비어 있는 건물로 그대로 방치하는 것 보다는 시내에 위치해 있기도 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은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는데요. 폐역이 된 간이역을 도서관으로 운영한다는 아이디어는 꽤 바람직한 것 같았습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잠정적으로 도서관 개방이 중단된 상태예요.)

 

실내 뿐 아니라 동촌역 주변 야외 공간에도 쉼터와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어 날씨가 조금 선선해지고 야외활동이 쾌적한 계절이 되면 책을 빌려 주변의 벤치에서 책을 읽어도 꽤나 괜찮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대구선이 이설되면서 구 동촌역을 지나는 철길은 대부분 걷어낸 상태였지만, 동촌역 바로 앞의 철길 일부는 그대로 남겨두어 이곳이 예전에는 기차가 다니던 곳이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철길 주변의 가로수가 예뻐 나중에 가을 단풍이 물 들 때 찾아오면 꽤나 멋진 가을 풍경이 그려지기도 하네요.

 

 

2. 반야월역

 

동촌역과 마찬가지로 반야월역 역시 대구선의 작은 간이역이었다가 대구선이 이설이 되면서 철거되지 않고 남은 역 중의 하나입니다. 반야월역은 1932년에 세워진 역으로 얼핏 보면 동촌역과 비슷한 구조로 지어진 역으로 보이지만, 삼각형 지붕이 중간에 있지 않고 건물 한쪽에 치우쳐 돌출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전 반야월역이 영업을 할 당시에는 승객 수요 보다는 주로 석탄 같은 화물 수요가 많았다고 해요. 대구와 인근 지역으로 석탄 공급을 하기 위한 주요 거점 역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폐역이 되어 건물 형태만 남아 있던 것을 동촌역과 마찬가지로 작은 도서관을 탈바꿈하게 되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반야월역은 대구지하철 각산역에서 내려 반야월공원 방면으로 올라가면 쉽게 만날 수 있어요.

 

 

3. 금강역

 

앞서 소개한 동촌역과 반야월역이 대구선이 새롭게 이설되면서 폐역이 된 역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금강역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오히려 반대로 새롭게 이설된 대구선이 만들어지며 새로 생겨난 역이라 지난 2005년부터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신설역이었는데요. 불과 3년만인 2008년 폐역이 되어버린 비운의 역이 되었습니다. 

 

이는 2008년 동대구~포항 구간의 통근기차가 더이상 운행을 하지 않게 되면서 여객수요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폐역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멀쩡한 역이 폐역이 되고 나니 뭔가 조금 많이 아쉬운 기분이 듭니다. 폐역은 되었지만, 선로 쪽으로는 현재 기차가 다니고 있는 중이고요. 승강장 쪽에도 금강역 역명판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금강역 역시 짧은 시간 안에 폐역이 되긴 했지만, 역 광장 주변을 레일카페로 변신시켜 지금은 기차 승객들이 아닌 카페 손님들이 지나가며 들리는 역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한산한 곳이 되었지만, 예전 주말과 휴일에는 꽤 많은 분들이 오며 가면 자주 들르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한쪽에 지금은 사라진 예전 새마을호 객차를 리모델링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마을호 객차 내부를 꽤 깔끔하게 카페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특이해 보였습니다. 커피나 음료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한 편이어서 가볍게 부담없이 커피 한잔 할 수 있었고요. 날씨가 좋을 땐 객차 외부에 놓여있는 테이블에서도 식사나 음료를 마실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분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갈 수 없겠지만, 언젠가 일상이 예전처럼 돌아온다면 드라이브 겸 다녀오기 좋은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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