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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가을(秋)

광주 1913 송정역 시장, 기차 시간 남았을 때 시장 구경 어때요?

by @파란연필@ 2020. 9. 27.

광주송정역은 서울과 호남지방을 이어주는 전라도의 중심역입니다. 원래 호남선의 종착역이 목포역이긴 하지만, 그래도 타고 내리는 승객의 수요는 광주송정역이 더 많을 듯해요. 맛의 고장 답게 광주송정역 부근에는 여러 맛집들이 있는 편인데, 대부분 광주 1913 송정역 시장 쪽에  몰려 있다고 합니다.

 

특히 Z세대라 불리는 요즘 세대들에게 뜨고 있는 것이 바로 복고감성, 이른바 레트로 풍의 감성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KTX 광주송정역 부근에 있는 1913 송정역시장 또한 그런 복고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원래 1913 송정역시장의 이름이 예전에는 '송정역 매일시장'으로 불렸다고 해요. 그러다가 시장이 생긴 년도인 1913을 붙여 지금은 1913 송정역시장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처음엔 그냥 일반적인 여느 전통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곳이었다가 최근에 청년상인들이 이곳 시장에 입주를 하기 시작하면서 옛 시장의 분위기는 유지한채 보다 젊은 감각의 인테리어가 더해져 새로운 뉴트로 풍의 감성이 가득한 시장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KTX와 SRT가 정차하는 광주송정역에서 큰 길만 건너면 바로 시장입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KTX나 SRT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이 열차 시간이 잠시 남았을 때 허기를 채우거나 요깃거리를 위해 시장을 들르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저 역시 광주를 방문할 때 한번씩 국밥이 생각나거나 배가 고플 땐 이곳 송정역 시장에서 한끼를 해결하곤 하지요.

 

시장 자체의 규모나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골목의 길이 및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그냥 작은 골목을 걸어가다 다시 되돌아 오는데 채 1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의 짧은 길이이지만, 시장 골목 양 옆으로는 가게마다 개성 넘치는 곳들이 많이 시장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 편이예요. 한 때 TV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소개가 되고, 또 어떤 가게들은 직접 맛집으로도 소개가 되면서 유명세를 타면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시장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져 활기가 넘치는 곳이 되곤 합니다.

 

시장을 둘러보며 구경을 하고 있는데, 저의 눈에 띄었던 곳은 '오며가며'라는 식당과 함께 있는 '미미베이글' 빵집이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아니면 정기휴일이어서인지 몰라도 두 곳 모두 문을 닫은 모습이었는데요. 오며가며 식당은 주로 닭발볶음이나 산낙지, 도지주물럭 등 반주 한잔씩 하며 식사하기 좋은 곳이었고, 미미베이글은 방부제나 첨강물 없이 우리쌀과 우리밀로 만든 베이글을 파는 곳이라고 해요.

 

또 하나 눈에 띄던 간판이 보였는데, 바로 영광굴비 라는 곳입니다. 굴비로 유명한 전남 영광 지역이 광주와 가까운 곳이라 송정역 시장에도 이렇게 영광굴비를 파는 곳이 있더군요. 법성포에서 직접 공수해서 파는 산지 직송 직판장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굴비 뿐만 아니라 진도와 해남 바닷가에서 채취한 김이나 파래, 미역같은 해조류들도 판매하고 있어요.

 

레트로풍의 복고감성한 시장 골목이라 그런지 한쪽에는 옛날교복 대여점도 눈에 보였습니다. 옛날 교복을 빌려 입고 시장을 누비며 인증 사진을 찌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송정역시장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바로 밀밭양조장입니다. 지역 한정 수제맥주를 맛볼 수 있고 우리밀로 만든 피자를 안주 삼아 먹을 수도 있는 곳이라 그런지 젊은 친구들도 많이들 찾는 곳인데요. 아직 해가 지지 않은 늦은 오후시간인데도 가게 안은 손님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돌아가는 기차를 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실제 맥주를 맛보진 못했지만, 다음엔 시간이 넉넉할 때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더라고요.

 

태생이 전통시장이다보니 이런 깨강정이나 쌀강정 등 전통 먹거리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개미네 방앗간이라는 가게에서는 이런 과자 말고도 미숫가루나 고춧가루, 들기름, 참기름 등 방앗간에서나 볼 수 있는 식재료들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골목길을 걷다가 말끔하게 보이는 라면가게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끼라면'이라는 가게였는데, 우리나라 라면 뿐만 아니라 일본라면, 중국라면, 태국라면, 베트남라면, 인도네시아라면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라면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간편하고 빠르게 먹기 좋은 라면이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다면 여기서 라면 한끼로 허기를 채우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식사를 하고 나서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 왠지 전통시장이라면 카페가 아닌 다방이 생가날듯 하기도 한데, 그래도 여긴 다방 대신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네요. CAFE1913은 시장을 오가느라 지친 다리를 잠시 쉬어가게 해주는 쉼터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시장 입구 쪽으로는 골목길을 밝히는 알전구가 장식되어 있는데, 해가 지고 난 뒤의 시장 골목 분위기도 꽤나 멋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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