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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가을(秋)

10월 단풍명소 추천,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오대산 선재길

by @파란연필@ 2021. 10. 18.

얼마 전까지 늦여름을 방불케 하던 때늦은 더위가 갑자기 한파주의보로 바뀌며 급작스럽게 날씨가 변한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는 이제 단풍이 물드는 속도도 점점 빨라질 듯싶은데요.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10월에 가볼만한 단풍명소 중에서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강원도 평창 오대산 선재길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오대산 자락에는 월정사와 상원사라는 유명한 사찰 두 곳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대산 선재길은 바로 이 두 사찰을 잇는 9km 정도 되는 숲길을 말하는데요. 지금은 두 사찰 사이에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가 놓여져 있는 상태지만, 불과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월정사와 상원사를 이어주는 길은 숲길 사이를 걸어 다니는 선재길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월정사와 상원사 두 사찰의 스님들과 불교 신자들이 다니던 길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가을이 되면 꽤 유명한 단풍 트레킹 코스로 알려지게 되었어요. 사실 작년에는 태풍 때문에 선재길 일부 구간이 훼손되어 출입이 통제된 채로 선재길의 온전한 전 구간을 걸을 수 없었지만, 올해 여름 모두 복구가 완료되어 다시금 선재길 전 구간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의 9km 거리가 그리 짧은 거리는 아닙니다. 평지 9km를 걷는데도 꽤 오래 걸어야 할 만큼, 선재길의 전 구간을 걸으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인데요. 그래도 급한 오르막 내리막 없이 대부분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고, 무엇보다 주변 숲길을 걸으며 보이는 풍경들이 너무 예쁘고 좋아 천천히 걸으며 트레킹하기에 최적인 곳입니다.

 

오대산 선재길의 시작은 다들 잘 아시는 월정사 전나무숲길에서부터입니다. 월정사 일주문에서 사찰 경내 입구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은 월정사를 찾는다면 누구나 꼭 한 번 걸어보는 숲길이기도 하지요. 월정사 전나무 숲길의 풍경은 사계절 언제 와도 참 좋은 곳이지만, 특히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가을 시즌이 참 아릅답고 예쁜 모습이었습니다.

 

전나무숲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월정사 경내로 이어지는 길이 나오게 되고, 월정사 사찰 옆 샛길로 선재길은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만약 월정사 첫 방문이라면, 월정사 경내도 둘러보시고 가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월정사와 상원사는 보기 드물게 우리나라 국보와 보물들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사찰이라 볼거리들도 많이 있어요. 특히 월정사 앞마당의 팔각구층석탑과 석탑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석조보살좌상이 유명한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이니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월정사를 지나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선재길 구간이 시작되는데요. 선재길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판과 함께 계곡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너면 선재길 숲길이 이어지게 됩니다. 대부분 월정사 전나무숲길만 걷고 다시 되돌아 가는 분들이 많은 편이라, 월정사 이후 구간 부터는 꽤 한적하게 숲길을 걸을 수 있기도 합니다.

 

선재길 구간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오대천 계곡을 따라 길이 이어져 있어 언제나 경쾌한 계곡 소리와 함께 트레킹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고, 마치 가을 계곡 트레킹 기분을 낼 수 있기도 합니다. 흙길을 따라 걷기도 하다가 때론 계곡의 다리를 건너는 곳도 여러 곳 있어 가을 단풍을 즐기며 선재길 걷는 재미를 한층 더 느낄 수 있습니다.

 

화전마을의 흔적

선재길을 어느 정도 걷다 보면, 숲길이 갑자기 넓어지며 넓은 들판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이곳은 화전민이 살았던 화전민터로 알려진 곳입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오대산에서 베어 낸 나무들을 가공하던 공장이 있던 자리였는데, 당시 벌목노동자들이 먹을 것이 없어 화전을 통해 옥수수, 감자, 콩 등으로 연명을 했던 곳이라고 해요. 이 때부터 자리를 잡고 살던 화전민 마을 사람들은 1960년대까지 거주하다가 이후 화전정리 사업으로 지금은 그 흔적만이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선재길은 오대천 계곡을 따라 길이 나 있어 중간중간 계곡을 건너야 하는 코스도 몇몇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다리들이 놓여져 있는데요. 평범한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다리도 있지만, 전통 섶다리로 만들어진 곳도 있고, 또 어떤 곳은 출렁다리로 만들어진 곳도 있어요. 특히 다리를 건널 때 다리 중간에서 내려다 보는 계곡의 단풍은 선재길을 걷는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멋진 풍경입니다.

 

월정사에서부터 걷기 시작해 약 2시간 정도 지나니 어느새 상원사 입구까지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상원사 역시 월정사 못지 않게 볼거리들이 많은 사찰이어서 상원사까지 같이 꼭 둘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특히 마지막 상원사를 오르는 계단이 꽤 가파른 편이라 여기서 포기하고 그냥 되돌아 가는 분들도 계신데, 마지막까지 힘내서 상원사까지 올라가 보세요. 아무래도 상원사가 월정사보다 더 높은 지대에 있는 곳이라 그런지 단풍 색이 조금 더 고와 보였습니다.

 

특히 국보 36호로 지정된 상원사 동종의 종각 쪽에서 내려다 보는 오대산의 가을 단풍이 정말 멋지고 예뻐 보였습니다. 오대산 가을 단풍의 절정을 볼 수 있는 명당 자리가 아닌가 싶은데요. 저도 이곳에서 한참동안 머물렀답니다. 이상 이곳에서 선재길 트레킹 코스가 마무리 되고, 월정사로 되돌아 가는 길은 왔던 길을 다시 걸어서 내려가거나 아니면 월정사~상원사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대산 선재길 가을 단풍 트레킹 코스를 소개해 드렸는데, 올해는 아마 이번주가 단풍이 절정이지 않을까 생각되며, 혹시 계획이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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