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은 예년보다 늦더위가 오랫동안 이어져서 그런지 가을이 조금 늦게 찾아온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10월 중순이 한참 지났는데도 아직 단풍 소식이 그리 많이 들려오진 않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지난주부터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곧 예쁜 단풍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경남 여행지 추천 지역 중 거창 역시 아직은 단풍 소식이 조금 이르긴 하지만, 그래도 경남 내륙지역이라 경남 지역에서는 지리산을 제외하면 가장 빨리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경남 거창에는 여러 농촌체험마을들이 있습니다. 그 중 농어촌 관광사업 등급에서 1등급을 받은 으뜸촌 농촌체험마을 중 한 곳인 거창 숲옛마을이 있는데요. 지금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작년부터 농촌체험마을 여행 수요가 많이 줄긴 했지만, 아이들과 함께 방문해서 농촌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여러 체험들을 직접 해보며 농촌체험여행지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습니다.
거창 숲옛마을은 은진 임씨 조상이 약 500여년 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온 꽤 유서깊은 마을인데요. 마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 주변에는 오랜 세월동안 마을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해왔던 갈계숲이 자리를 잡고 있어 어느샌가부터 숲옛마을 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로 들어서자마자 입구 쪽 도로가 옆에는 은진 임씨 정려각이 바로 눈에 띄었습니다. 정려각은 조선시대 유교 덕목 중 하나였던 효행을 상징하는 건물로 이곳 숲옛마을에서는 효자 5명, 열녀 1명을 기리기 위한 정려 비석을 세우고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으뜸촌 농촌체험마을답게 마을 중심에는 체험여행객들을 위한 숙박시설과 체험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주민센터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진행되는 대표적인 농촌체험 프로그램은 계절별 농산물 수확체험이 있습니다. 지금 한창 제철을 맞은 고구마, 사과, 배, 송이버섯 등을 직접 수확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고, 그 외에도 갈계숲을 거니는 숲 생태체험 및 손두부 만들기, 쌀엿 만들기, 강정 만들기, 떡메치기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고 해요. 아쉽게도 작년과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웠지만, 아마 내녀부터는 본격적으로 예전처럼 체험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거창 숲옛마을에는 농촌체험여행을 와서 1박을 하기 위한 숙박시설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주민센터 바로 옆 수심당과 정심당이라는 한옥스타일의 숙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대략 5~15명 정도까지 묵을 수 있는 크기의 방이며, 단체나 대가족 위주로 하룻밤 보내기 좋은 숙소형태인 것 같았어요. 만약 소규모 가족이나 적은 인원이 숙박을 원한다면, 마을의 민박집을 구해야 하니 미리 전화(055-942-2247)로 문의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을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오래된 고가마을이 나오게 되는데, 한쪽에 서간소루와 임씨 고가 등 오래된 고택 및 한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간소루는 첨모당 임운 선생과 그의 아들 임승신 선생이 학문과 덕행을 닦으며 강학을 했던 공간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 262호로 지정이 된 곳이라고 해요. 솟을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서간소루, 사당, 대문체, 협문 등으로 구성된 목조기와 4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도로 건너편에는 북상초등학교가 있고, 초등학교 뒷편으로는 울창한 숲이 조성되어 있는 갈계숲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숲옛마을의 자랑이기도 한 갈계숲은 덕유산 기슭에서 흘러내린 소정천이 이곳 갈계숲에서 동서로 갈라지며 자연스레 생긴 조그만 섬 위에 조성된 숲이라고 해요. 오랜 세월동안 한 자리에서 숲이 자란 곳이어서 그런지 매우 울창한 모습이며, 계절마다 아름다운 숲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갈계숲을 거닐다 보면, 아름드리 소나무를 비롯해 느티나무, 물오리나무 등 수령이 꽤 오래된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만큼 빽빽히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고요.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며칠 뒤 단풍이 곱게 물들고 나면 꽤 멋진 가을 풍경을 보여주며,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갈계숲 안쪽으로는 숲 외에도 가선정, 도계정, 병암정이라는 3개의 정자가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이는 오래전부터 마을의 선비들이 지녀온 학덕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 중 가선정의 경우 이병헌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 '협녀' 촬영지이기도 했어요. 초가을에는 가선정 주변으로 꽃무릇이 장관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꽃무릇이 모두 진 상태였습니다.
갈계숲 옆으로는 소정천이라는 조그만 냇가가 흐르고 있는데요. 이 소정천은 흘러흘러 거창에서 유명한 수승대 계곡까지 이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여름철 수량이 많을 때에는 물놀이 체험 및 다슬기 잡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고 하니 여름철 아이와 함께 체험여행을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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