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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의 자유방랑/'06 뉴질랜드 - 남섬

영화 아바타의 때묻지 않은 원시림을 닮은 곳, 루트번 트랙

by @파란연필@ 2010. 12. 30.




퀸스타운에서의 넷째날이 밝았습니다.   전날 오후에 만끽했던 파란 햇살은 꿈이었는지...

이날은 싸늘한 아침 공기 속에 들리는 빗방울 소리가 왠지 우울한 하루가 될 것임을 예감하게 하는군요.

이날 계획은 퀸스타운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서 하룻동안 트레킹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번에 오를 트레킹 코스는 바로 루트번 트랙(Routeburn Track) 이었지요.



뉴질랜드에는 각 지역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의 트랙들이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지만,

루트번 트랙이나 밀포드 트랙처럼 그 규모나 스케일이 큰 트랙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큰 규모의 트랙들은 밀포드 트랙, 루트번 트랙, 아벨타스만 트랙, 케플러 트랙 등이 있는데,
 
이러한 트랙 (모두 남섬에 있는 트랙)들은 보통 하루만에 다녀올수 있는 코스들은 아니고
 
중간에 우리나라 산장 개념인 Hut 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3~5일 정도 걸어야 하는 트랙들이랍니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 지리산 종주할때 몇일 산장에서 머무는 것과 같은 형태라 보면 되는데,
 
비교적 긴 트랙들인만큼 짧은 트랙 코스보다는 약간 체력을 요하기도 하지요.
 

위에서 언급한 트랙들중에서 특히나 밀포드 트랙은 뉴질랜드 트래킹 코스의 백미라 할만큼 그 풍광이 너무나 아름다워
 
지명도도 아주 높고 이곳을 트래킹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아쉽게도 이 트랙은 엄격한 관리와 보호를 받고 있는 중이라 입산할수 있는 인원수가 하루에 40명 정도로 제한을 두고 있어
 
사전에 방문 예약이 필수라는데 성수기때는 6개월 전에 예약해도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밀포드 트랙은 아쉽게도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고
 
이번 한달간 여행에서 계획한 큰 트랙은 루트번 트랙이랑, 아벨타스만 트랙 이 두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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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이동경로를 잠시 살펴보면, 지도의 오른쪽 하단에 위치한 퀸스타운 숙소에서부터 차로 1시간 정도 운전해
 
글레노치(Glenorchy)를 지나 루트번 트랙의 시작점인 루트번 쉘터(Routeburn Shelter)까지 가서 (파란색 Line)
 
거기서부터 트레킹을 시작해 루트번 플랫(Routeburn Flat) 까지만 갔다가 (분홍색 Line)
 
다시 루트번 쉘터 (Routeburn Shelter) 로 돌아오는 종주코스가 아닌 비교적 짧은 일부코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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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높낮이 형태의 도표로 보면 루트번 쉘터에서 루트번 플랫까지는 거리가 6.5km 정도 되지만
 
트레킹 코스가 여느 코스보다는 약간 험준한 편이라 시간을 꽤 오래 잡아 먹는편이랍니다.

밀포드 트랙만큼은 아니겠지만 루트번 트랙도 밀포드 트랙과 어깨를 견줄만큼 멋진 풍경을 볼수있고,
 
이곳 역시 찾는 여행객들이 많아 산장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전 코스를 다 종주하려면 반드시 출발전에 산장을 예약을 하고 가야 합니다.
 

트레킹의 시작은 저처럼 퀸스타운 부근의 루트번 쉘터 쪽에서 시작할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편 티아나우 (Te Anau) 부근의 디바이드(Divide) 쪽에서 시작할수도 있는데
 
저같은 경우는 퀸스타운의 숙소에 짐을 놔두고 온 상태라 종주까지는 할수 없어
 
(종주를 하면 티아나우까지 가야 하는데 퀸스타운에서 티아나우까지는 거리가 꽤 됩니다.)

일단, 퀸스타운 방면에서는 루트번 플랫까지...
 
그리고 나중에 티아나우를 방문했을 때에는 디바이드에서 키서미트까지 트레킹 계획을 세웠답니다..

솔직히 중간부분의 코니커 힐이나 해리스 산장 쪽은 얘기를 들은바 코스가 약간 힘들다고 하네요.
 
지형이 약간 험준한 편이라 체력도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루트번 트랙은 그냥 맛만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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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스타운을 출발한지 30분쯤 달렸을까? 이곳이 아마 글레노치(Glenorchy) 부근이지 않을까 싶은데
 
산 중턱에 드리워진 하얀 구름들이 운치를 더해주는것 같네요.
 
글레노치 마을도 보기보다 꽤 괜찮은 마을인것 같아서 나중에 돌아올때 다시 들르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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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노치에서 30분 정도를 더 달려 도착한 곳은 루트번 트랙의 시작점인 루트번 쉘터
 
일단 CAR PARK 위치를 알려주는 쪽으로 가서 차를 주차시킨 후, 저~기 보이는 루트번 쉘터쪽으로 한번 가보기로 합니다.
 
마운트 쿡 (Mt. Cook) 에서도 트레킹을 했었지만 그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던~ 아무래도 날씨 때문인지....
 
뭔가 어둡고 침침하고... 그리고 쓸쓸한 느낌이 드는군요.

루트번 쉘터는 기상악화시 악천후를 피할수 있는 대피소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대신 이곳에서 숙식은 할수 없으며 화장실이 있는데 트레킹 할 사람들은 반드시 미리 다녀오도록 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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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본격적으로 루트번 트랙의 입구를 알리는 시작점이네요.
 
저기 오른쪽으로 보이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트레킹이 시작되는 것이랍니다.
 
루트번 플랫 헛 (Routeburn Flat Hut) 까지는 편도 1.5~2.5 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1.5 시간은 정말 다리가 롱~다리인
 
서양사람들의 기준인것 같고.. 저의 기준으로는 아마 2.5 시간 걸렸던것 같은 기억이... -.-;;
 
일부러 쉬엄쉬엄 올라가면서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깐 시간이 좀 많이 지체되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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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걷다보니 마운트 쿡에서 트레킹을 하던 것처럼 여기서도 구름다리를 지나가게 되어 있네요. ^^
 
이것도 지나가는데 꽤나 흔들거렸던 기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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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수풀이 우거진 삼림 속을 걷기 시작하는데, 진짜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없고...
 
처음 1시간 정도는 오는사람 가는사람 아무도 만나지 못해 설마 내가 잘못가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 한참 뒤에야 마주오는 여행객들을 몇명씩 만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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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곳이라 그런지.... 우리나라 산을 오를때 하고는 주변 풍경이 너무나 달라 보였습니다.
 
정말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태초의 원시림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것 같더라구요.
 
흡사.. 영화 아바타 속에 나오는 그런 숲 같다는 생각이 들기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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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비가 오는 날이라 그런지 이날따라 계곡에 흐르는 물의 양이 풍부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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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을 머금은 나뭇잎들은 저마다 싱그러움을 뽐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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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뉴질랜드의 나무들은 웬만한 것들은 다 처음 보는 나무들인것 같더라구요.
 
루트번 트랙에는 너도밤나무가 많이 자란다고 하는데....
 
사진에 보이는 나무가 아마 너도밤나무... 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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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고사리 잎들만 봐오다가... 아주 큼지막한 고사리 같은 잎사귀들이 여기저기 막~ 자라고 있더군요.
 
먹을 수 있는 것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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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들은 정말 아바타에서 자주 봤던 그런 나무처럼 보이는데....
 
줄기에서부터 저렇게 푸른 이끼가 끼어있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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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너도밤나무로 추정되는 숲길을 지나면 이렇게 보기에도 시원스럽게 흐르는 냇가를 볼 수 있어요.
 
이젠 뉴질랜드에서 왠만한 물색깔을 보구도 놀라지 않는다는... ^^;;
 
정말 깨끗하고 이쁘죠?  청정지역이 따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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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방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해도...
 
어쩌면 이런 것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간직될 수 있는 바람직한 관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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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은 냇가를 따라 상류쪽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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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쪽으로 올라가니 그토록 빽빽하고 울창했던 수풀은 어느새 사라지고 ...
 
드넓은 평원이 나오더니... 이름 그대로의 루트번 플랫에 다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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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평지에 나있는 길을 따라 쭉~ 가고 있는데, 저멀리 보이는 산들은 하얀모자를 덮어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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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번 플랫 주변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요새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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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저멀리 이날의 목적지인 루트번 플랫 산장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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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번 플랫 주변으로 끝없이 둘러싸고 있는 웅장한 산세의 풍경들... 멋지지 않나요?
 
근데 고도가 좀 높은 지역이라 그런지 날씨가 쌀쌀한 정도를 넘어 너무 추웠어요.. ㅠ.ㅠ

그리고.. 올라올땐 비를 맞으며 올라왔는데 이곳은 그 비가 눈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비록 내리는 양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맞아보는 눈~  그래도 기분은 참 좋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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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점퍼를 두겹이나 겹쳐입고도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데 저 사람들은 별루 춥지도 않은가보네요....
 
게다가 오른쪽 여자분은 반바지 같은데... -.-;;

그리고 저 테이블 위에 앉은 새... 바로 뉴질랜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키아새 (Kea Bird) 라고 부르며,
 
사람만 보면 먹이를 주는줄 알고 저렇게 안날라가고 자리를 잡아 앉아있는다고 합니다. 역시나 테이블에 떡하니 자리를 잡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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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춥고 시간이 점심때라 그런지 배가 고파 잠시 산장안으로 대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산장 안에서 잠시 몸을 녹이고 있는 중이었다.
 
어떤 사람은 루트번 트랙을 완주하는 여행자들도 있고...  어떤 사람은 저처럼 하루 코스로만 올라온 사람들도 있었고...  ^^
 
이날 점심은 가방안에 넣어가지고 온 바나나 3개와 사과 두개... 그리고 쵸코바 하나..
 
뭔가 부족한듯 하지만.. 이거라도 훌륭한 점심 식사 한끼라고 생각되더군요... 소탈했지만 풍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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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산장안에서 잠깐동안의 휴식을 취한뒤... 루트번 트랙을 끝까지 종주는 해보고 싶었으나....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언제? -.-;;)  올라왔던 루트번 쉘터쪽으로 다시 방향을 잡고 내려가기로 합니다.

비가 와서 약간 아쉬운 트레킹이긴 했지만 비가 오는대로 그 나름대로의 운치를 즐길수 있었으며
 
나중에 플랫에서는 눈까지 만났으니 더할나위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해 봅니다.
 

끝까지 종주를 안해봐서 이 트랙이 어떻다고 정확하게 말은 못하겠지만.. 비록 짧은 코스이기는 하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원시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수 있었던 곳이라 나름대로 특별한 경험을 할수 있는 곳 같았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추천해 보고 싶은 트랙이라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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