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되면서 가을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9월도 훌쩍 지나가 버리고, 오늘만 지나면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가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10월이 시작되는 달입니다. 보다 풍성한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10월이기도 한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10월 국내 가을여행지들 가운데, 경남 하동으로 떠나는 여행코스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1. 황금들녘이 아름다운 평사리 공원 악양들판 부부송
경남 하동 지역의 경우, 봄철에는 십리벚꽃길로 유명한 곳이 되고, 또 가을에는 황금빛 들판과 함께 그 사이에 우뚝 서 있는 부부송이 여행객들을 반겨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10월이면 이제 수확을 앞둔 벼들이 누런 빛으로 변해가는 시기여서 악양들판이 가장 빛나는 시즌이기도 하지요. 평사리 부부송과 악양들판을 한눈에 내려다 보기 좋은 곳은 인근 한산사 사찰 바로 아래에 위치한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악양들판과 부부송의 풍경은 전형적인 한국 농촌의 가을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리산 자락 바로 아래에 위치한 하동 지역이지만, 이렇게 악양 들판은 꽤 넓은 면적의 평지가 펼쳐져 있어 아주 오랜 세월동안 벼농사를 지어왔던 곡창지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부송을 조금 더 가까이 보려면, 전망대에서 내려와 악양들판 사이의 농로를 따라 걸어보는 것도 좋은데요. 10월 초중순까지 가장 누런 빛을 띠고 있다가 10월 중순 정도가 지나면 추수 시기에 접어 든다고 하니 황금들판을 보시려거든 조금 일찍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 소설 '토지' 속의 그 곳, 평사리 최참판댁
평사리 악양들판 부부송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박경리 작가의 대하 소설 '토지' 속의 배경이 되었던 최참판댁이 있습니다. 약간 얕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는데요. 사람들이 실제 이곳이 최참판댁이 살았던 집으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사실 소설 속에 등장한 가상의 가옥이 현실의 실물로 지어진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예전에 80년대인가? 90년대인가? TV 드라마에서도 '토지'가 방영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에도 잠시 세트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한창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시즌이어서 그런지 최참판댁으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는 감나무의 가지에 감이 탐스럽게 열려 있는 모습이고, 최참판댁으로 올라가는 언덕 어귀에서 뒤를 돌아보게 되면, 멀리 악양들판과 부부송을 내려다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최참판댁 내부를 둘러보려면 별도의 입장료가 있으니 참고하시고요. 실제 사람이 살았을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잘 지어진 모습입니다. 최참판댁 아래쪽으로는 아마 최참판의 하인들이 살았을 듯한 초가집들이 모여 있는 곳도 볼 수 있어요. 최참판댁 주변으로는 해마다 가을 시즌에 맞춰 소설 토지를 모티브로 한 토지문학제가 열리기도 한다고 하니 문학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꼭 한 번 방문해봐야 할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3. 지리산 회남재에서 내려다 본 가을 황금들판
경남 하동 지역은 평지로 된 악양들판을 조금만 벗어나면, 지리산 자락으로 연결되는 곳입니다. 지리산 자락을 넘는 고갯길 가운데 회남재 라는 곳이 있는데요. 하동 악양과 지리산 청학동으로 연결되는 길목이기도 한 곳입니다. 아주 오래전 교통수단이 좋지 못할 때 지리산 청학동에 사는 사람들이 생필품을 구하려면 꼭 지나야 하는 곳이 바로 회남재였다고 해요.
지금은 회남재로 넘어가는 임도가 마련되어 있어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길이 되기도 하지만, 임도 폭이 꽤 좁은 편이라 차량 1대만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예요. 트레킹이나 산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차량 대신 걸어서 올라가는 분들도 많이 계신 것 같았습니다.
지리산 회남재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멋진 전망포인트가 되어주는 포인트가 여러 곳 있는데요. 역시 가을 시즌이라 그런지 황금들판으로 변해가는 지리산 자락의 농촌 풍경이 소박하고 아름답게 보이기도 합니다. 악양에서 회남재를 올라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 있는 곳까지 길이 이어지게 됩니다.
4. 철길과 코스모스가 어우러지는 하동 북천역
가을의 전령이라 하면 역시 코스모스를 빼고 논할 수는 없겠지요. 하동 지역에서 코스모스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역시 북천역 부근입니다. 지금은 기차가 서지 않는 폐역이 된 상태지만, 불과 6~7년 전까지만 해도 경전선 기차가 지나다니던 역으로 가을 기차여행지로도 많이들 찾는 곳이었습니다.
해마다 가을 시즌이 되면, 이곳 북천역에서도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곤 하는데요. 사실 올해는 얼마 전 태풍 힌남노 때문에 코스모스 작황이 그리 썩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간이역의 가을 풍경과 함께 북천역 주변으로는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곳도 있으니 가을 하동 여행코스로 한 번쯤 다녀올만한 곳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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