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의 셋째날.... 이날은 한라산을 오르기로 계획한 날이었습니다.
남한 최고봉(1,950m)를 자랑하는 한라산은 예전에 2003년 겨울에 올랐을 때에는 어리목에서 시작해
영실로 내려오는 코스를 걸었는데, 이 코스는 눈꽃은 정말 이쁘고 볼거리가 많은 코스이긴 하지만
대신 윗세오름까지만 갈 수 있고, 정상인 백록담 까지는 가지 못하는 코스였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백록담을 꼭 보고 싶어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성판악 코스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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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겨울에 제주도를 찾으시는 분들 중 아마 한라산 등반을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만큼 겨울 한라산 등반은 눈꽃과 함께 아주 매력있는 코스로 각광받고 있어
겨울 제주여행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추천해 드리고 싶은 코스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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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등반코스는 크게 네가지 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우선 백록담까지 올라갈 수 있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가 있고, 백록담 까지는 못가고 윗세오름까지만 갈 수 있는
어리목 코스와 영실 코스가 있답니다. (그외에 돈내코 코스도 있는걸로 아는데 잘은 모르겠네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예전에 어리목으로 올라가서 영실로 내려온 적이 있는데
눈꽃을 보기에는 정말 최상의 코스 중 하나랍니다.
다만 성판악 코스는 백록담 까지는 오를 수 있지만, 코스초반의 완만한 경사로 인해 등반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므로
아침 일찍 새벽같이 출발을 해야 오르실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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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판악 코스 초기에는 거의 평지 걷듯이.. 완만한 오르막이 한참 진행되는데,
느긋하게 걷다 보면 이렇게 주위에 삼나무 숲들이 하얀 눈을 덮어쓰고 있는 모습이 정말로 장관으로 다가 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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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판악 코스도 어리목 코스 못지 않게 새하얀 눈꽃 세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
참.. 겨울 등반시에는 반드시 아이젠 및 방한준비를 철저히 하셔야 해요~
정상으로 오를수록 바람도 세지고 기온이 급하강 하니 얇은 옷을 여러겹 껴입고 오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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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들이 키가 커서 그런지 쭉쭉 뻗어 있는 모습이 시원한데다
하얀 눈까지 덮어쓰고 있으니 그야말로 절경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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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오르면 오를수록 눈의 양이 많아지고... 어떤 곳은 무릎까지도 푹푹 빠질만큼
엄청난 눈이 쌓인 곳도 나오게 되는데... 주의해서 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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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날 날씨가 맑았더라면 참 좋았을텐데...라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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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한라산은 전구역이 야영이 불가하므로 모든 코스를 당일로 다녀와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긴 성판악 코스를 올라 백록담까지 가시려면 중간 기착지인 진달래 대피소까지는 12시까지는 도착하셔야 해요.
안그러면 다시 되돌아 내려가셔야 한다는....
저희는 새벽같이 출발해서 11시 쯤에 이곳을 통과한 기억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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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좀 여유가 있어... 진달래 대피소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따끈한 컵라면 한그릇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ㅎㅎ
사실 올라갈때 보다는 내려갈때 들러서 먹고 가는게 좋을듯 해요.
시간에 쫓겨 너무 급하게 먹거나 잘못 먹으면 백록담까지 오르는 내내 속이 불편할 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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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대피소를 지나고 나서부터는 이제 경사가 조금씩 가파르기 시작합니다.
숨도 차오고.... 헐떡거리며 오르게 되지만, 주변 풍경만큼은 눈을 뗄 수 없을만큼 정말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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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가 털모자를 챙긴다는게.... 깜빡하고 챙기질 못해 맨얼굴로 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확~ 트이는 공간으로 나오자..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귀가 얼얼할 정도로 아파 겨우겨우 참고 올라갔네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방한준비는 철저히 하시는게 좋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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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바람과 힘겹게 사투를 벌이며 드디어 한라산 정상에 올랐네요. ㅠ.ㅠ
하지만 보이는건 안개뿐... 시린 바람에 맞서 서있는것 조차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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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은 커녕.... 바로 앞에 있는 백록담 간판의 글씨도 제대로 안보였습니다.. ㅠ.ㅠ
아... 날씨가 정말 원망스럽네요... 언제 다시 겨울 백록담을 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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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한땅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는 인증은 남겨야겠기에
세찬 바람 속에서도 가까스로 인증샷 하나 남기고 오게 되었네요.
그래도 전날 내린 눈 때문에 통제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오를 수 있는것 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담번엔 정말 깨끗한 파란 하늘 아래 백록담을 담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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