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와 가볼만한곳 지하철 무료박물관 수안역 임진왜란 역사관

부산은 알다시피 일본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곳입니다. 그래서 과거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할 때 모두 부산을 통해서 가장 먼저 들어오기도 했지요. 임진왜란 때도 그랬고, 일제강점기 시절 때에도 그랬습니다.

 

특히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당시 왜군이 부산을 교두보로 삼기 위해 가장 먼지 침략해서 들어왔을 때 당시 조선의 동래읍성을 중심으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그 현장이 지금의 부산지하철 4호선 수안역 아래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역사의 살아있는 현장이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가볼만한곳인 수안역 동래음성 임진왜란 역사관에 대해 소개를 해보고자 합니다.

 

지하철역이 박물관으로?

부산지하철 4호선은 미남역에서 안평역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짧은 노선인데요. 그래서 4호선 역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하지만, 수안역은 조금 다른데요. 일반적인 4호선 역들과 비교해서는 물론 다른 1, 2호선 역들과 비교해도 규모가 꽤 큽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지난 2005년 이곳 지하철 4호선 공사를 하던 도중, 수안역 역사를 만들기 위해 터파기를 하다가 오래 전 성 주변에서나 볼 법한 해자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해자란, 적들이 성 안으로 쉽게 들어오지 못하도록 성곽 주변으로 물길을 만들어 놓은 것을 말하는데요. 아마 일본여행 중 일본의 성들을 가보신 분들은 해자를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런 해자가 당시 조선의 동래읍성에도 존재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된 셈이지요.

 

당시 부산 지역의 언론에서는 꽤 크게 보도가 되기도 했었고, 아무래도 공사 도중 유적지가 발굴됨에 따라 한 때 지하철 공사 지연이 생기기도 했지만, 당시 발견한 해자의 흔적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보전하는 쪽으로 설계가 변경되어 지금의 수안역 내부가 마치 하나의 박물관처럼 만들어지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정확한 명칭은 동래읍성 임진왜란역사관으로 불리고 있어요.

 

수안역 지하철 바닥면에는 커다란 수자기 표식이 그려져 있기도 한데요. 수자기는 조선시대 지휘관 장수가 있던 본영에 꽂아 둔 깃발이라고 합니다.수자기 표식의 한자가 바로 '장수 수(帥)' 라고 합니다. 아마도 최근 명량, 한산, 노량 등의 이순신 관련 영화에서도 저 수자기를 한 번쯤은 보셨을거예요.

 

수안역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 내부

수안역 동래읍성 임진왜란 역사관은 아무래도 지하철 역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 접근성이 아주 좋고, 또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부담없이 찾아가기 좋은 곳입니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고, 월요일을 제외한 날에는 매일 10~19시까지 관람이 가능합니다.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옛 동래읍성의 전체적인 모습을 축소한 모형을 볼 수 있고요.

 

 

동래읍성 모형을 기준으로 왼쪽에는 '전즉전의 부전즉가도((戰則戰矣, 不戰則假道)', 오른쪽에는 '전사이가도난(戰死易 假道難)' 이라는 문구가 써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은 왜군이 쳐들어오며 했던 말인데, '싸우려면 싸우고,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빌려달라'라는 말이고요. 오른쪽은 당시 동래부사였던 송상현이 남긴 말로 '싸워서 죽는 것은 쉽지만, 길을 빌려주는 것은 어렵다'라는 의미입니다.

 

동래읍성 모형 뒷쪽으로는 실제 당시 지하철 공사 터파기 중 발견되었던 해자의 모습을 일부 복원하여 그대로 보존한 모습이 남아 있습니다. 성곽의 돌 뿐만 아니라 실제 전투를 벌이며 조선군이 사용했던 무익와 의복 등도 다수 발견이 되었고, 안타깝게 희생되었던 분들의 유골도 해자 쪽에서 많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출토되었던 의복과 무기들은 따로 복원을 하여 위와 같이 따로 전시를 해 놓은 모습입니다.

 

옆으로는 임진왜란 때 동래읍성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전투를 벌였던 동래읍성의 모습을 그려낸 '동래부순절도' 그림이 걸려있는데요. 실제 동래부순절도는 보물 제392호로 지정된 그림이며, 진품은 현재 육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시관을 모두 둘러보고 바깥으로 나와 역사 내부 벽면에도 관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그 외에 함께 출토된 갑옷과 투구, 무기류들 역시 당시 발굴 현장의 사진과 함께 복원한 것들을 알기 쉽게 전시해 놓은 모습이었습니다. 암튼, 부산 시민들도 잘 모르는 지하철역 박물관이 수안역에 자리잡고 있으니 오며가며 시간이 되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서 역사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