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사운드의 감동이 채 가시지 않은 다음날 아침.... 날짜가 11월 11일이었어요. 이른바 빼빼로 데이... ^^

전날 만났던 한국 친구들은 와나카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저는 원래 계획대로 티아나우에서 하루 더 머물며 또다른 방향의 루트번 트랙을 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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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루트번 트랙 도표 등장했네요. ^^
 
며칠전 퀸스타운 근교 글레노치 쪽에서 출발해 루트번 쉘터~루트번 플랫 구간의 트레킹을 했었고,
 
이날은 완전 반대편 디바이드~키 서미트 구간의 트랙을 타기로 했던 것이었습니다.

디바이드(Divide)는 바로 티아나우에서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밀포드 로드 중간지점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결국... 또다시 밀포드 로드를 운전하게 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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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나우에서 다시 한시간 정도 운전을 해서 도착한 디바이드 (Divide)
 
친절하게 이곳이 루트번 트랙의 입구이고 키 서미트로 갈수 있는 곳이라 알려주는군요. ^^

렌트를 하면 이런게 좋은것 같습니다.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가기 위해 지나쳤던 길이지만 언제든지 다시 차를 몰고 올 수 있다는 점~ ^^
 

참고로 이렇게 하루를 시간내어 키 서미트(Key Summit)에 가고자 했던 이유는
 
역시 풍경좋은 루트번 트랙의 일부를 타고 싶었고, 그중에서도 키 서미트는 루트번 트랙에서도 최고의 전망지로

알려져 있으며
티아나우에서도 하루 코스로 충분히 다녀올 수 곳이라 꼭 오르고 싶었던 곳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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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이드 입구를 지나 본격적인 트래킹을 시작하며 울창한 너도밤나무 숲을 지나가긴 하는데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 내리면서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ㅠ.ㅠ

이거 이거... 오늘 조짐이 별루 안좋은데? ㅠ.ㅠ
 
뉴질랜드 오기전 일본 홋카이도에서 아사히다케를 오르지 못한 악몽이 되살아 나는것 같습니다.
 
그때도 역시 비가 엄청나게 퍼부은 관계로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곳이었는데 이번에도 불길한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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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방수가 되는 점퍼와 배낭을 메고 있긴 했었지만 트랙을 오를때마다 빗줄기의 강도가 점점 세어지더라구요.

결국 들고간
DSLR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할 정도로... ㅠ.ㅠ

하는수 없이 DSLR 카메라는 포기하고... 비상용으로 가져갔던 펜탁스 wp를 꺼내들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펜탁스 wp는 바로 방수카메라... ㅎㅎㅎ 
(그래서 이날 찍은 사진은 거의 wp 사진)

그러나 어찌나 비가 세차게 퍼붓던지... 

방수카메라이긴 했지만 자꾸 렌즈앞에 빗물이 맺히는 바람에 이걸로도 사진은 제대로 못찍을 정도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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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길은 점점 가파르게 변하고 비는 계속 세차게 내리고 있고... 안그래도 감기 기운이 조금 남아있는 터라...
 
걱정도 약간 되면서.. 이걸 계속 올라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살짝 되기도 했는데 일단 오르기로 했습니다.
 
이때까지 올라온게 너무 아까워서.. ㅠ.ㅠ
 
그리고 오르면 오를수록 루트번 트랙 특유의 원시림 분위기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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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오는 날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저렇게 흘러내리는 폭포를 쉽게 볼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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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폭우 속을 뚫고 힘겹게 1시간 정도 올랐을까?
 
이미 방수가 되는 점퍼는 방수 기능을 상실하여 안에 입은 겉옷까지 젖게 만들었고
 
다행히 가방은 안에까지 젖지는 안했지만 물을 먹어서 그런지 무게가 엄청나더군요.

그사이 Key Summit 이 1시간 정도 남았다는 이정표를 만나게 되었는데...
 
솔직히 비 때문에 그런지 감기기운에 체력은 이미 고갈상태이고 도저히 1시간을 더 걷기에는 자신이 없었으며,
 
무엇보다 이 지점에서 키 서밋 쪽을 바라보니 비구름과 안개때문에 암것도 안 보이더라는....

그래서 키서밋에 올라가봐야 멋진 풍경은 고사하고 구름과 안개밖에 볼수 없겠다는 생각때문에 
 
어쩔수 없이 여기서 돌아가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뉴질랜드 여행에서 젤 아쉬웠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정말 다시 한번 남섬을 가게 된다면..
 
키서밋을 꼭 정복하기로 맘을 먹은채... 눈물을 머금고 하산을 해야만 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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