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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가을(秋)

부산 산복도로 투어, 초량 이바구길에서 내려다 본 부산의 풍경

by @파란연필@ 2013. 10. 18.




부산 산복도로 마을길을 걸으며, 아련한 어린추억을 되새긴 하루



지금 부산에서는 도시재생사업이라 일컫는 오래된 마을을 꾸미고 가꾸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지금의 감천동 문화마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감천동 문화마을 말고도 부산의 오래된 역사와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요즘 한창 관심을 끌고 있는 수정동 산복도로... 초량 이바구길을 한번 걸어봤습니다.



사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토박이구요.


제가 이 산복도로에 형성된 마을에서 초,중,고등학교 시절까지 보낸 곳이라 특별한 곳이기도 하지요.


지금은 산복도로가 아닌 아래의 평지(?)로 내려와 살고 있지만,


그 당시 어린시절 집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의 야경이 그때는 그리 이뻐보였는지도 잘 몰랐어요. ^^;;


그저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갈때마다 힘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한 기억밖에 없었는데,



약 20여년이 지난 후.. 이곳을 다시 가보니.. 어린시절 추억도 생각나고


또한 예전과는 많이 바뀐 모습이 낯설기도 하더라구요.



남들은 부산의 산복도로가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곳으로 생각해 여행을 오는 곳이지만,


저는 추억을 찾아 이 길을 한번 걸어보기로 했습닌다.




부산의 산복도로는 예전 임시수도 시절 옛 교통부가 자리잡고 있는 범일동 망양로 입구에서 시작되어


수정동~초량동~영주동 까지 산길 능선따라 이어진 도로인데, 


예전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산중턱까지 올라가 판자촌을 짓고 살았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면서


산길에 길을 내어 산복도로가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저는 초량동 쪽에서 올라보기로 했는데, 최근 부산 동구청에서 산복도로 정비사업을 하면서


초량 이바구길이라 하여 부산역을 시작으로 초량동 산복도로까지 올라가는 산복도로 코스를 소개하고 있더라구요.


초량 이바구길은 부산역 길 건너편 상해거리로부터 시작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부산 차이나타운 상해거리에서 점심으로 만두 한접시 뚝딱 해치우고 본격적으로 산복도로 투어를 하려고 하는데,


처음에 초량 이바구길이 시작되는 입구가 살짝 헷갈리더라구요.



암튼.. 시작점을 찾고 제일 먼저 확인한 건물이 바로 옛 백제병원으로 쓰이던 건물이었습니다.


빨간 벽돌로 된 건물이 한눈에 봐도 오래된 건물로 느껴지는데요.


백제병원은 1922년 한국인이 설립한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이라고 하네요.


이후 중화민국 (아마 대만이겠죠?) 영사관, 치안대 사무소 등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그냥 일반 건물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산복도로이다 보니 조금씩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초량초등학교와 초량교회가 있는 곳을 지나게 되면


담장갤러리라고 이렇게 담장에 동구의 역사와 흑백사진 및 시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 나오게 됩니다.






아하핫~ 한쪽 벽을 유심히 보니... 초량초등학교의 한류스타라고.... ^^;;


나훈아, 이경규, 박칼린 이 세명이 초량초등학교 출신이라고 소개되어 있더군요.






담장 골목이 끝나는 지점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산복도로라고 알려주듯...


가파른 계단이 시작되는데요. 


급히 올라가지 않아도 쉬엄쉬엄 오르며 뒤돌아서면 언뜻 보이는 부산전경을 바라본다면


그리 힘들지 않고 오르실 수 있을거라 생각되네요.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저멀리 부산역의 모습과 부산의 풍경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지요. ^^





일단, 30계단 정도 오르고 나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길이 나오는데 바로 김민부 전망대.. 라고 


부산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산복도로 중간지점(?)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부산 동구 출신의 시인이라고 하는데, 대표작이 '기다리는 마음' 이라는 시라고 하더군요.





아랫동네에는 고층빌딩이 마구마구 올라가고 있는데, 


산복도로 동네 는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의 생활모습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김민부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의 풍경은 역시 시원하더라구요.


저멀리 북항대교가 완공되면, 광안대교 못지 않은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김민부 전망대에서 다시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 이제 산복도로로 이어지는 곳까지 올라오게 되면


초량 이바구길의 안내소라고 할 수 있는 이바구 공작소 라는 건물이 나오는데요.


사진은 이바구 공작소 건물의 옥상이랍니다. 산복도로와 바로 연결된 곳이기도 하지요. ^^






이바구 공작소 옥상에서 내려다 보는 부산풍경은 또다른 맛이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넓은 운동장의 학교가 보이지요?


저 학교는 바로 제 모교인 부산고등학교 랍니다.


졸업한지 올해 딱 20년 되었는데.... 20년 동안 학교가 참 많이 바뀌어 있더라구요.


학교 건물이 예전엔 체육관으로 쓰이던 청조관이었는데, 지금은 교실과 함께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네요.



야구부가 있어 학창시절 단체응원하러 야구장에 자주 갔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참고로 저희 반에 손민한, 진갑용 선수가 있었다는 것... ^^


제 동기동창생들이랍니다. ㅎㅎㅎ



당시 1992년 대통령기, 화랑대기, 전국체전 우승까지... 고교야구 3관왕 했던 시절...


특히 1년 후배 주형광, 1년 선배 염종석까지.. 정말 막강했던 고교야구 최강이었던 부산고등학교... ^^






고교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이바구 공작소 건물 안으로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


해방시절부터 한국전쟁, 월남파병의 역사까지... 산복도로의 이야기를 수집하여 담아낸 공간으로


옛시절의 생활자료들도 같이 보관하고 전시해 놓은 곳이더라구요.



여기서 초량 이바구길 및 산복도로의 지도와 안내를 받을 수 있으니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나 초행길이신 분들은 이곳에서 안내와 도움을 받으시면 될거예요.







이바구 공작소를 나와 산복도로를 따라 쭉~ 걷다보면 갈맷길이라는 리본을 보실 수 있는데,


산복도로는 이바구길과 동시에 갈맷길로도 지정이 되어 이름이 두개나 되는군요. ^^






그리고 조금 더 걷다보면, 또다른 건물의 옥상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곳은 유치환의 우체통이 있는 곳이라 하여 작은 갤러리 및 시를 전시해 놓은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옥상의 우체통은 실제로 우편으로 보내면 보내지는지는 모르겠네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풍경 역시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예전 어린 시절 때에는 멋있다는 걸 잘 못느끼고 살았는데, 지금와서 보니 참 이쁜 풍경이더라구요.


나중에 밤에 야경을 보러 와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 초량 이바구길을 탐방하여 걸어봤는데, 저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겨준 소중한 길이 되었구요.


분명 부산 말고 외지인들이 찾으면 생소한 풍경에 소소한 재미도 있을 곳이라 생각되니 한번쯤 방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부산 동구청에서 초량 이바구길 투어라고 버스투어를 진행하는 것 같으니


구청 홈페이지 같은 곳을 검색해 보시면 보다 편리하게 투어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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