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이제 점점 습도도 높아지기 시작하니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는가 봅니다. 아무래도 비가 자주 내리는 장마철에는 여행이나 나들이 가기가 힘든 시기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장마철 내내 매일 비만 오는 건 아니잖아요. 가끔씩 날이 개일때의 타이밍을 잘 맞춰 나들이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오늘은 충북 보은 가볼만한곳 여행지들을 소개해 드릴까 하는데요. 보은이 예전만 하더라도 교통편이 썩 좋은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철도는 물론 고속도로도 지나지 않는 곳이라 가기가 참 불편한 곳 중의 하나였는데, 이제 당진영덕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면서 보은을 지나게 됨에 따라 보은 여행이 한결 수월해진 듯 싶습니다.
1.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삼년산성 성곽길
보은에 위치한 삼년산성은 삼국사기에 의하면 만들어진 연대가 신라시대였던 470년이라고 하는데요. 보시다시피 돌로 쌓아서 만든 석축산성입니다. 이 크고 넓은 성을 3년만에 쌓았다고 해서 성의 이름이 삼년산성이라 불리고 있는데요. 전체 길이가 약 1.68km에 높이는 지형에 따라 13~22미터, 폭은 7~8미터 정도의 규모입니다.
요즘은 문화유산과 함께 걷기 좋은 코스들이 많이 소개가 되어 있는데, 삼년산성 성곽길 역시 보은에서 걷기 좋은 길로 성곽 주변을 트레킹 하기에 괜찮은 곳이예요. 지어진지 1500년이 훨씬 넘은 오래된 산성이지만,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기도 하고, 축성과 수리에 대한 기록과 자료들도 남아 있어 우리나라 고대 축성법 연구에도 도움이 되는 유적지입니다.
삼년산성의 출입구는 동서남북으로 모두 4방향으로 나 있는데요. 성문의 형태는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어 지금은 각각 동문지 서문지 남문지 북문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산성의 주 출입문으로 사용되던 곳은 바로 서문지였는데요. 4곳의 문지에 비해 제일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 성곽 둘레길의 시작점이 되기도 합니다.
서문지에서부터 오른쪽 남문지, 혹은 왼쪽의 북문지 쪽으로 방향을 잡아 한바퀴 둘러보면 되는데, 한바퀴 모두 둘러 보는데에는 대략 1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중간중간 나무그늘 아래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 좋은 곳이예요.
흙이 아닌 돌로 쌓은 산성이라 그런지 매우 견고하고 튼튼하여 당시 난공불락의 요새였다고 합니다. 실제 몇 번의 전투가 일어나기도 했지만, 단 한번도 함락이 되지 않은 곳이라 해요. 심지어 고려 태조 왕건도 이 성을 함락하려고 공격을 했었지만 실패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2. 개량한옥의 시초였던 우당고택 선병국 가옥
속리산 자락이 가까이에 자리잡고 있는 보은 지역은 예로부터 오래된 소나무 군락지가 많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속리산에서부터 흐르는 맑은 물이 큰 개울을 이루는 곳에 자리잡은 넓은 소나무 군락지 한가운데에는 당대에서 제일 가는 부잣집으로 알려진 우당고택 선병국 가옥이 자리를 잡고 있어요.
보통 한옥이라 하면, 조선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ㅁ'자 구조의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이 먼저 생각이 날테지만, 이곳 선병국 가옥은 조선말 개화시기 쯤에 지어진 한옥이라 개량식 한옥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솟을 대문과 함께 담쟁이 넝쿨이 인상적이기도 한 이곳은 원래 지어질 당시에는 99칸의 대저택이었지만, 한국전쟁과 80년대 홍수로 인해 가옥의 일부가 유실되어 지금은 그 규모가 많이 축소된 모습으로 남아 있어요.
원래 부잣집이라 하면 남에게 베풀기 싫어하고 욕심많은 집이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기 마련인데, 이곳의 주인이었던 선씨 일가들은 부잣집이면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마을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자비로 인재들을 교육하기도 했고, 마을 사람들에게도 인심을 많이 베풀었다고 하는데요.
선병국 가옥의 구조는 사랑채와 안채, 그리고 사당 공간까지 3곳으로 구분되어 있고, 실제 안채 쪽에는 여전히 선씨 일가의 후손들이 직접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라 가옥을 관람하실 때에는 사생활 침해 및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소나무 향기 가득한 솔향공원, 그리고 스카이바이크
보은 솔향공원은 속리산 국립공원으로 넘어가는 말티재 고개 부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예로부터 질 좋은 소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솔향공원은 이곳의 소나무 군락지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만든 공원입니다. 무엇보다 여기엔 아이들과 함께 타볼만한 스카이바이크가 있어 가볼만 한 곳이예요.
스카이바이크를 타러 가기에 앞서 공원 주변을 둘러 봤는데, 한쪽엔 소나무 홍보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충북 보은이 우리나라 최대 송림지대라는 것을 알리고, 또한 보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모든 소나무 종류에 대한 자료와 알기 쉽게 설명해 놓은 곳이예요.
소나무 홍보전시관을 둘러봤으니, 이제 스카이바이크를 직접 타보려고 하는데요. 스카이바이크는 레일 위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이곳의 명물인 소나무 숲을 체험하는 코스로 되어 있습니다. 스카이바이크 탑승가격은 인당 가격으로 책정되는 것은 아니고 바이크 1대당 가격으로 책정되어 대당 15,000원에 탑승을 할 수 있습니다. 1대당 탑승인원은 4명까지 탈 수 있어요.
레일바이크와 비슷한 개념으로 보면 되는데, 레일바이크는 땅 위의 레일을 달리는 것이지만, 보은 스카이바이크는 공중에 떠 있는 레일 위를 달리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또한 전 구간 힘겹게 다리로 페달을 젓는 것이 아니라 일부 구간은 전기공급을 통해 자동으로 페달이 저어지게끔 되어 있어 누구나 편하게 탈 수 있어요. 소나무 숲을 스카이바이크로 타다 보면 마치 산림욕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가끔 내리막 길에서는 롤러코스터 못지 않은 스릴을 만끽할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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