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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여름(夏)

군산 여행지 추천 경암동 철길마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by @파란연필@ 2020. 8. 6.

전북 군산은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서해안 중심 항구 역할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곡창지대였던 호남지방의 곡식을 수탈 및 운반을 하기 위한 거점 지역이기도 했는데요. 그래서인지 군산을 가보면 지금도 곳곳에 일본식 가옥 같은 적산가옥과 근대식 건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군산 가볼만한곳 중에서 가장 최근까지도 좁은 주택가 사이로 기차가 지나 다녔다고 하는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경암 철길마을은 군산역이나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도 해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저는 KTX를 타고 익산역에 내려 그린카 렌터카를 이용해 다녀왔어요. 참고로 경암동 철길마을 주차는 따로 주차장이 없지만, 맞은편 이마트에 주차를 많이 하는 것 같아 저도 그쪽에 주차를 했습니다.

 

이곳에 있는 철길의 역사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됩니다. 광복 직전 해였던 1944년에 이곳에 세워진 제지공장에서 만들어진 신문용지를 기차로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든 철길이라고 하는데요. 비록 철길이 먼저 들어선 곳이긴 하지만, 어려운 시절 생계를 위해 철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살기 시작하면서, 70~80년대까지 주거촌이 형성된 곳인데요.

 

 

철길 주변으로 기차가 간신히 지나다닐 만큼의 여유만 남겨둔채 마을이 생기면서 과연 이곳에 기차가 다닐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 곳이었지만, 실제 2008년까지 하루에 몇 차례씩 마을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기차가 지나다녔다고 합니다. 마치 태국 매끌렁 시장의 기찻길 처럼 집과 집 사이의 골목길 같은 곳을 기차가 지나다니는 풍경을 볼 수 있어 한 때 TV나 신문 매체에도 가끔 소개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2009년 2월 폐선 직후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풍경

저는 예전에 폐선 직후였던 2009년에 이곳을 한번 찾았던 적이 있는데요. 아쉽게도 폐선이 되고난 직후라 이곳으로 기차가 다니는 모습은 보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 때만 해도 아직까지 철길 주변 마을에는 여전히 생계를 이어나가며 거주하고 있는 분들이 계셨는데, 지금은 대부분 다 떠난 상태고 장사하는 가게들만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더군요.

 

아무튼, 이제 더이상 이곳으로는 기차가 다니질 않고, 그냥 폐철길만 남아 있는 상태였다가, 군산시에서 이곳을 군산의 명물로 재탄생 시키기 위해 철길 주변의 마을을 꾸미게 되면서 오랜만에 방문한 철길마을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렵사리 철길 주변에 터를 잡고 생계를 이어나가며 치열한 삶의 현장이었던 마을은 대부분 70~80년대 레트로 풍의 감성을 느끼게 하는 골목길의 풍경으로 바뀌긴 했는데, 가만히 둘러보니 개인적으로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복고감성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는 나름 괜찮았지만, 대부분 장사를 하기 위한 가게들만 늘어서 있고 너무 상업적인 모습으로 밖에 보이질 않아 조금 아쉽더라고요.

 

 

최근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뉴트로' 감성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곳 경암동 철길마을의 분위기는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철길'이라는 소재만 빼고 나면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고, 철길 주변으로는 너무 가게 좌판들만 널려 있으니 보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굳이 좌판 말고라도 좀 더 뉴트로풍의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옛날 교복대여로 옛날 옷 입고 사진찍기나 인형맞추기, 총쏘기 등 식상한 아이템들만 있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비록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은 철길이지만, 옛 철길 그대로의 모습과 주변 마을들을 철거하지 말고 색다른 모습으로 보존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아쉽게도 예전에 한번 방문을 해봐서인지.. 그 때의 감성을 기대하고 다시 한번 찾았던 곳이었는데, 그런 감성과 분위기는 이제 더이상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도 아직 이곳을 한번도 방문해 보지 않으신 분들께는 철길 주변으로 아무렇게나 널려 있는 가게 좌판들만 빼고는 추억여행으로 한번쯤은 다녀올만한 여행지가 아닐까 생각되고, 특히 70~80년대를 청춘시절로 보낸 부모님 세대들께도 한번쯤은 권해드릴 만한 여행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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