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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가을(秋)

영광 불갑산 상사화축제, 랜선으로 즐기는 9월 꽃무릇 여행

by @파란연필@ 2020. 9. 17.

원래 가을에 피어나는 꽃으로 코스모스나 국화, 메밀꽃 등이 먼저 생각이 나지만, 해마다 이맘때쯤 9월 중순이 되면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꽃무릇 상사화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비록 봄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모습은 아니지만, 붉은 꽃잎들이 은은하게 피어나는 모습은 봄꽃과는 또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지요. 우리나라 3대 꽃무릇 군락지는 전남 영광 불갑사, 함평 용천사, 전북 고창 선운사 3곳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최대 군락지라 할 수 있는 영광 불갑사 상사화 군락지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매년 9월 중순이 되면, 영광 불갑사에서는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를 매우 성대하게 개최를 하곤 해서 올해도 축제를 기대하는 분들이 많으셨을텐데, 아쉽게도 봄꽃축제와 마찬가지로, 상사화 축제 역시 지난 8월말 코로나 재확산 상황 때문에 전면 취소가 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내일인 9/18부터 9/27까지 열흘 정도 축제 계획이 있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올해는 축제가 취소가 되었고, 또한 방문자제를 위해 일부 관광지는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라고도 하니 내년을 기약하며, 랜선으로나마 꽃무릇을 즐길 수 있도록 작년에 다녀온 불갑사 상사화 축제 현장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일반적으로 '꽃무릇=상사화'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엄밀히 말하면 둘은 서로 다른 종류의 꽃이라고 하지만, 비슷하게 생겨서 일반적으로는 같이 통칭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상사화는 잎이 있을 땐 꽃이 없고, 꽃이 필 때에는 잎이 없어지기 때문에 꽃과 잎이 서로 만날 수 없어 그리워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작년 이맘때... 영광 불갑산 상사화 축제가 성대하게 열렸을 당시의 풍경입니다. 코로나 걱정 없이 마음껏 여행을 다니고 축제를 즐겼던 그 때가 지금은 너무나 그립게 되었네요. 당연한 걸 못하고 있으니 더 답답하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참고 견디면 분명 극복해 낼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상사화는 주로 불갑사 사찰 주변으로 많이 피어 있는 모습인데요. 축제가 열리는 입구를 지나면 바로 상사화 군락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일주문에서부터 불갑산 계곡을 따라 대웅전이 있는 곳 까지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에는 온통 붉은 빛의 상사화가 피어 있어 마치 붉은 카펫 위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특정 구간에 포토존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지만, 굳이 해당 포토존이 아니더라도 어느 곳에서든 상사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게 되면 그곳이 포토존이 되는 곳이지요.

 

보통 상사화가 피는 시기는 9월 중하순 정도인데, 꽃이 피어있는 개화시기는 대략 1~2주 정도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추석이 9월에 있으면 연휴 즈음에 갔을 때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축제이기도 하고, 만약 정상적으로 축제가 열렸다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붐볐을 것이라 예상되는군요. 그래도 상사화 군락지가 워낙 넓게 퍼져있고, 산책로도 꽤 길게 잘 되어 있어 사람이 많더라도 꽃 구경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일주문 입구에서 상사화 군락지를 따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어느새  불갑사 사찰 경내로 들어서게 되는데요. 불갑사는 인도 출신의 승려였던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법을 전하기 위해 지은 사찰로 모든 사찰의 으뜸이 된다 하여 부처 불(佛), 첫째 갑(甲) 자를 따서 이름을 짓게 된 곳이라고 합니다.

 

 

불갑사도 그렇고, 인근의 용천사나 선운사 같은 다른 꽃무릇 군락지가 그렇듯... 꽃무릇 상사화는 유독 사찰 주변에 많이 자라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는 오래전 사찰을 지을 때 단청에 바를 붉은 색의 천연염료를 꽃무릇의 꽃잎에서 얻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줄기와 뿌리에는 독성 성분이 있어 나무로 된 사찰의 기둥이나 벽에 바르면 벌레를 막는 효과도 있었다고 해요.

 

대부분 불갑사 상사화를 보러 오게 되면, 일주문에서부터 시작해 불갑사 대웅전이 있는 곳 까지만 둘러보고 다시 되돌아 가는 분들이 많은데, 사찰 뒤쪽에 있는 참식나무 군락지와 저수지 둘레로 난 산책로를 따라 등산로가 이어지는 곳 부근에도 상사화 군락지가 꽤 넓게 자리잡고 있어서 이곳 산책로도 꼭 한 번 둘러보시면 좋습니다. 이 등산로는 함평의 용천사와도 연결되어 있어 일명 '꽃무릇 등산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체력과 시간적인 여유만 된다면, 이 등산로를 통해 불갑사 및 용천사의 꽃무릇을 모두 즐길 수도 있게 됩니다. 이상 작년에 다녀왔던 불갑산 상사화 축제 현장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아쉽게도 올해는 축제를 즐길 순 없지만, 내년 가을을 기약하며, 올해는 랜선으로나마 소소하게 꽃무릇 상사화를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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