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와 SRT가 개통이 되고 난 이후, 바쁜 현대인들의 삶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그에 비해 옛 것, 그리고 느림의 것들은 이제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특히 시골 간이역들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한 때는 지역 마을의 중요한 교통수단과 관문역할을 하던 곳이 지금은 폐역이 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가는 곳들이 많은 현실입니다.

 

경북 봉화의 깊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분천역 역시 그저 그런 잊혀져 가는 시골 간이역 중의 하나였는데요. 몇 년전부터 새로운 관광열차가 지나게 되면서부터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소식에 깊어져 가는 가을날... 기차여행도 즐길 겸 기차를 타고 봉화역에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분천역은 영동선의 작은 간이역으로 70~80년대 석탄산업이 한창일 때 석탄 운송의 주요 거점역으로 그 역할을 했었지만, 석탄산업의 쇠퇴로 인해 자연스레 지역 인구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운행하는 열차 편수도 줄어들게 되어 한 때 폐역의 위기까지 갔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지난 2013년 코레일 관광열차 사업의 일환으로 새롭게 개통이 된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과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가 분천역을 중심으로 운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다시금 역 주변의 마을이 활기를 띠고 관광객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었다고 해요. 다만, 지금은 O-Train 운행이 중지가 되었고, 대신 동해산타열차가 새롭게 강릉~분천 구간을 운행하고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관광열차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외지인들의 방문으 늘어나자 개통 1년이 지난 2014년에는 분천역 주변의 마을을 '산타마을'이라는 테마마을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겨울 시즌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여행지로 변신을 해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간이역이 되었다고 합니다.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열리지 않았지만, 매년 여름 시즌에는 분천역 주변에서 '한여름의 산타마을 축제'가 열리기도 해서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는 곳이기도 했는데, 내년에는 다시 축제가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는 가을 시즌에 방문해서 그런지 한창 단풍이 물들고 있는 분천역 주변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는데, 역 주변에는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조형물들과 장식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분천역 바깥 풍경 뿐만 아니라 역 내부 대합실의 모습도 온통 빨간색을 포인트로 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연출해 주고 있더군요. 1년 내내 이런 모습을 하고 있어서 겨울이 아닌 계절에 방문을 해도 늘 크리스마스 같은 느낌을 받는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는 백두대간협곡열차 V-Train과 동해산타열차로 분천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많아져 관광열차가 도착하는 시간대에는 대합실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대합실 바로 옆에는 분천역 산타마을 쉼터 건물이 새롭게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대합실 역할을 하기도 하는 이곳 역시 겨울 느낌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로 장식되어 있어 볼거리도 꽤나 많은 것 같더라고요.

 

 

지금 봉화 분천역 주변은 한창 가을이 물들어가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단풍이 한창인 모습일 것 같습니다. 봉화가 경북 지역이긴 하지만, 경북 북부에 위치한데다 워낙 내륙 깊은 곳에 있는 곳이다보니 겨울이 강원도만큼이나 빨리 찾아오는 곳이기도 해서 단풍 시즌이 끝나면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오겠지요.

 

분천역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니 귀여운 산타할아버지 조형물이 눈에 띕니다. 분천역 굴뚝(?)에 매달려 있는 산타할아버지도 매우 인상적이네요. 그리고 분천역 대합실 뒤쪽과 옆쪽을 보면 Zermatt 라는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이는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이 서로 자매결연을 맺은 의미라고 합니다.

 

그렇게 분천역 주변을 둘러보며 가을을 만끽하고 있을 때쯤, 철암역을 출발해 분천역으로 들어오는 V-Train이 막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백호를 형상화한 기관차의 모습과 빨간색의 객차가 꽤나 예쁜 모습이었습니다. 친환경 열차로 운행하고 있어서인지 객차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하니 탑승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고요. 여름엔 선풍기로, 겨울엔 난로로 냉난방을 한다고 합니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차여행의 낭만은 더욱 크게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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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트레인을 타고 백두대간을 즐기고 싶어집니다^^
    분천역이 왜 산타마을이 되었는지는 연유는 알수없지만,
    이곳이 눈이 많은 지역 탓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래서 눈덮힌 분천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2020.10.20 1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