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한민국 구석구석/여름(夏)

손현주의 간이역 여행, 화순 능주역과 영벽정 기차길

by @파란연필@ 2021. 6. 10.

기차를 좋아하고 간이역 여행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매주 토요일 밤에 방송하는 MBC 손현주의 간이역을 한번씩 보셨을거예요. 저도 가끔 챙겨 보며 어떤 곳들은 꼭 한번 찾아가고픈 간이역들도 있어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그 중 화순 능주역은 방송 초기 소개가 되었던 역이었고 저는 방송 전 다녀왔던 적이 있어 오늘 사진으로 한번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화순의 대표적인 여행지라 하면 가장 먼저 세량지가 생각이 납니다. 봄철 세량지 호수가에 피어있는 예쁜 벚꽃 풍경을 담기 위해 특히 사진가 분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요. 세량지와 함께 가까운 곳에 위치한 영벽정 역시 영벽정 벚꽃과 함께 철길 풍경을 담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영벽정 인근에 있는 역이 바로 능주역인데요.

 

 

비록 지금은 벚꽃이 피는 봄철은 아니지만, 옛 기찻길 풍경이 아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고, 서부경전선 철길과 함께 조용한 시골마을에 자리잡은 화순 능주역의 풍경이 보고 싶어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능주역은 전남 화순군 능주면에 자리잡은 작은 역입니다. 보통 이런 작은 역들을 통칭해서 간이역이라 부르고 있지만, 실제 능주역은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간이역 보다는 윗 단계인 보통역의 신분이었다고 합니다. 간이역과 보통역의 구분은 역의 크기와 규모를 따져 정하게 되는데, 비록 간이역 같은 외형을 가진 작은 역이지만, 최근까지 생각보다 승객들 수요가 많은 역이어서 보통역의 신분을 유지했다고 해요. 지금은 간이역으로 격하가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래도 겉모습만 봤을 땐 보통역 보다는 정감가는 간이역 타이틀이 왠지 더 잘 어울릴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치 옛날 시골 마을의 농협 창고 같은 분위기의 외관을 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 능주역은 1930년대에 세워져 영업을 시작한 역사가 꽤 오래된 역입니다. 중간에 화재가 한 번 나기는 했지만, 지금의 역사 건물 역시 아주 오래전 건물이라고 해요.

 

역 내부 대합실의 규모도 생각보다 작은 편입니다. 실제 손현주의 간이역 방송에서도 나왔듯이 화순 능주역은 하루에 무궁화호 기차가 4편 정도 정차하는 역이기도 하고 역무원도 배치되어 근무를 하고 계십니다. 주로 경전선을 운행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서는 곳이지만, 하루에 1편은 호남선 열차가 운행을 하여 서울 용산역까지 한 번에 가는 열차도 있습니다. 호남선으로는 서울 용산역, 경전선으로는 부산 부전역까지 운행을 하고 있어요.

 

실제 열차가 다니고 있는 선로여서 원칙적으로 승차권이 없으면 승강장 쪽으로 갈 수 없습니다. 저는 승용차로 능주역을 방문해서 승차권이 없었지만, 역무원 분의 허락을 받고 승강장 쪽으로 가서 사진을 남길 수 있었어요. 아직은 서부경전선 선로가 낙후되어 있어서 전철화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게다가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만 되어 있어 하루에 운행하는 열차편수가 적은데요. 그래서인지 더욱 정감가는 풍경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방송 이전에 다녀와서 손현주의 간이역 크루들이 직접 만든 역명판은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능주역을 먼저 찾아오긴 했지만, 여행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실제 능주역 보다는 인근 영벽정이 더 많이 알려진 곳이예요. 능주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지석천 강이 흐르고 있고, 지석천 강가 쪽 경치 좋은 곳에 영벽정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영벽정은 신발만 벗으면 누구든지 올라가서 지석천 주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지석천 뿐만 아니라 맞은편 운주산의 경치도 좋아 보였습니다. 왜 선조들이 이런 곳에 정자를 지었는지 이해가 가는 위치 선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전날 비가 많이 내렸던 날이라 지석천 물이 맑지 않고 흙탕물이 섞인 탁한 모습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영벽정 주변으로는 능주역에서 출발하거나 능주역으로 향하는 철길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맑은 지석천과 함께 철교 위의 기차 풍경을 담으러 오는 분들이 많은 곳인데요. 특히 봄철 영벽정 벚꽃 반영 사진이 꽤나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여름철이라 벚꽃은 볼 수 없었지만, 마침 시간 맞춰 지나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담을 수 있었네요.

 

실제 영벽정과 철교 위의 기차, 그리고 벚꽃까지 함께 촬영하기 좋은 포인트는 강을 건너 운주산 안쪽 강가 쪽에서 바라보는 구도인데, 그 쪽으로 가려면 무조건 철길을 건너가야 합니다. 하지만 안전상 아무리 기차가 자주 다니지 않는 철길이라 하더라도 무단횡단은 할 수 없어 그냥 드론으로만 촬영을 했습니다. 언젠가 벚꽃이 살랑살랑 피는 봄철 다시 한번 방문해 보고 싶은 영벽정이었습니다.

그리드형(광고전용)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