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은 예부터 선비의 고장이라 불릴만큼 예(禮)를 중시하며, 유교 관습이 오랫동안 남아 있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안동 하회마을일테고요.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교육기관 중 하나인 서원 역시 경상북도에 꽤 많이 남아 있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래된 고택들과 함께 집성촌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마을이 많은데요.
경북 봉화에는 안동 권씨 후손들이 모여 사는 닭실마을과 함께 의성 김씨 후손들이 살아가는 바래미마을이 있습니다. 그 중 바래미 마을은 오래된 고택들이 잘 보존되어 있고, 봉화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을 위한 고택체험 및 한옥스테이 숙박시설이 잘 되어 있는데요. 제가 경북 봉화 여행을 하며 하룻밤 머물다 간 곳이 바로 바래미마을에 있는 소강고택이었습니다.
바래미마을에서 고택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여러 곳 있는데요. 대표적인 곳이 만회고택, 남호고택 등이 있고, 또 오늘 소개해드릴 소강고택이 있습니다. 소강고택은 고택의 입구가 솟을 대문 구조로 되어 있고요. 전형적인 조선시대 'ㅁ'자 한옥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솟을 대문 입구를 통해 마당으로 들어서면, 'ㅁ'자 모양의 안채와 함께 대문 바로 옆에 자리잡은 사랑채로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ㅁ'자 모양의 안채 안쪽으로는 작은 정원이 또 마련되어 있기도 하지요.
고택의 안주인께서 어찌나 부지런하신지 마당을 옛 느낌 그대로 살리면서도 마당의 정원을 예쁜 꽃들로 가꾸고 계셔서 한옥과 함께 어우러지는 꽃밭의 풍경이 꽤 예뻐 보였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떡메(?) 절구통(?) 역시 백 년이 넘는 동안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고 하더군요.
소강고택은 숙박 인원수에 따라 여러 곳의 방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1~2명이 묵을 수 있는 방부터 시작해 최대 5명까지 묵을 수 있는 방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저는 혼자여행이라 처음엔 사랑채에 있는 제일 작은 방인 어사방에 묵기로 예약을 했었는데, 마침 손님들이 별로 없어 주인분의 배려로 안채의 원앙방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안채 건물의 제일 끝쪽에 위치한 방인데요. 마루를 올라가 또다시 작은 마루를 지나 방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원앙방은 2~3인이 묵을 수 있는 방 크기지만, 2명 정도 묵기에 딱 적당한 크기로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오래된 고택이어서 편의시설 같은 것들이 고급 호텔과는 비교할 순 없지만, 오래된 고택에서 머무는 하루 만큼은 디지털 세상을 벗어나 고즈넉하게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참고로 바닥 난방은 오리지날 온돌이 아닌 전기판넬을 사용한다고 해요.
오리지널 온돌의 경우 방이 데워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또한 방 전체가 골고루 따뜻해지지는 않기 때문에 열효율과 쾌적한 난방을 위해 전기판넬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오래된 고택 같은 곳에서 지내보셨던 분들은 알겠지만, 방마다 문의 개수가 꽤 많은 편입니다. 제가 묵었던 방도 문이 세 개가 있었는데요. 제일 안쪽의 방문을 열어보니, 바로 안채의 정원이 나오더라고요. 고층 호텔에서 내려다 보는 시티뷰나 오션뷰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소박한 정원뷰를 바라보며 다음날 아침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안채 바깥쪽에 있는 넓은 마당에는 가족이나 친구끼리 담소를 나누며 간식이나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마당 구석 한쪽에는 사랑채 객실에서 사용하는 별도의 욕실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안채 쪽의 큰 방 몇몇은 방 안에 욕실이 마련되어 있지만, 사랑채 객실과 안채 제일 바깥쪽 객실은 이렇게 별도로 마당에 있는 욕실을 사용하셔야 해요. 아무래도 오래된 고택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이런 불편은 조금 감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주인분의 배려로 손님이 계시지 않았던 안채의 다른 방들도 잠시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삐거덕 삐거덕 걸을 떄마다 나던 마룻바닥의 소리도 왠지 정겨웠고, 특히 안채의 안방에서 방문을 열면 마당의 정원 풍경이 마치 그림 액자처럼 볼 수 있는 풍경이 너무 멋지고 예뻐 보였습니다.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 하룻밤을 묵는다면, 따뜻한 온돌 방에서 방문을 열고 눈 내리는 정원 풍경만 바라봐도 참 좋을 것 같네요.
거실 안채 마루바닥에 걸려 있는 고풍스러운 현판들이나 벽에 걸려 있는 글씨들은 모두 이 고택에서 지내온 선조분들이 직접 쓰신 글씨라고 하더군요. 현판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습니다. 마당에는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도 같이 살고 있어 혼자여행의 적적함을 달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비록 고택에서의 하룻밤이 TV도 없고, 인터넷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아 아무래도 불편한 점들이 많기는 하지만, 하루 정도는 디지털 공해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하룻밤을 보내 보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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