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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봄(春)

이래 봬도 실제 존재하는 기차역, 경북 예천 용궁역 간이역 여행

by @파란연필@ 2022. 5. 23.

평소 기차를 자주 타지 않거나 기차역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면 '용궁역'이라는 이름만 듣고서는 설마 이 역이 진짜 존재하는 역일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냥 동화 및 상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역 정도로만 생각할텐데, 알고 보면 놀랍게도 실제 존재하는 역이랍니다.

 

용궁역은 우리나라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직접 운영하는 기차역이 맞고요. 바로 김천~영주 사이를 이어주는 경북선 노선의 기차역 중 하나입니다. 용궁역은 경북 예천에 위치해 있는데요. 용궁역이 있는 곳의 지명이 오래전부터 '경북 예천군 용궁면'이었기에 아마 이곳 기차역의 이름도 아마 용궁역으로 지어지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기차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기도 하고, 특히 간이역 여행을 즐겨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저역시 용궁역이 있다는 사실은 예전까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경북선 노선에 용궁역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특이한 이름을 가진 역은 과연 어떤 역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직접 기차를 타고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어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경북선 노선은 김천~영주 구간의 약 115.2km 정도 되는 구간인데요. 수요가 그리 많은 노선은 아니기에 전철화가 되어 있지 않고, 게다가 단선으로만 되어 있는 노선이예요. 그래서 기찻길의 풍경이 조금 단조롭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단조로움이 오래된 기찻길의 옛스러움을 더욱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북선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도착한 용궁역은 생각보다 작고 아담한 역이었습니다. 특별해 보일 것 없는 작은 간이역에 불과한 곳이지만, 이곳 지명과 역 이름의 특별함을 잘 살려 지금은 별주부전의 스토리텔링을 더한 테마가 있는 역으로 변신을 한 모습이었어요. 역 주변에도 별주부전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 캐릭터가 곳곳에 눈에 띕니다.

 

별주부전의 이야기가 담긴 역 답게 용궁역 내부에서는 이렇게 별주부전을 테마로 한 토끼간 빵을 판매하는 작은 빵집과 카페가 있더군요. 용궁역에 들렀다면 기념으로라도 한번쯤 구입하거나 직접 현장에서 먹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용궁역 주변은 온통 토끼와 관련된 소품이나 벽화가 장식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역 한쪽의 담벼락에도 별주부전의 캐릭터가 벽화처럼 그려져 있는데요. 벽화 속의 토끼가 마치 제발 토끼간 빵을 사달라고 애원하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기차여행으로, 그리고 간이역 여행으로 용궁역을 찾았다면, 용궁역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뭔가 조금 허전할 듯 싶기도 할텐데요. 용궁역에서 약 200여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는 만파루 누각과 용궁 척화비가 있으니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용궁역에서 걸어서 금방 도착한 만파루입니다. 만파루는 2층으로 지어진 누각이며,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오래전부터 유서 깊은 문화유산으로 지역 수재들의 백일장 장소로 쓰이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의 화합 장소 및 일젱강점기 시절에는 독립운동의 요람지 등으로 사용된 곳이라고 합니다.

 

만파루 누각에서 바라본 용궁역과 용궁면 마을

만파루 누각 위에 올라서면, 방금 전 둘러봤던 용궁역과 함께 용궁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입니다. 그리고 만파루 옆으로는 독립운동 기념비와 용궁 척화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용궁 척화비는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펼칠 때 전국 각지에 세웠던 여러 척화비 가운데 하나라고 해요. 소설 별주부전의 이야기가 있는 용궁역과 용궁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만파루, 그리고 용궁 척화비까지 있어 간이역 기차여행을 좋아하신다면,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천천히, 그리고 느긋하게 다녀오기 좋은 여행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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