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조선의 왕과 왕비의 무덤은 남한과 북한을 합하여 모두 42기가 있으며, 그 중 북한에 있는 2기(제릉, 후릉)를 제외한 나머지 40기는 전부 남한에 위치해 있습니다. 아무래도 도성이 위치한 한양과 가까운 곳에 왕릉을 조성한 이유이기도 할텐데요. 때문에 조선왕릉 대부분은 지금의 서울과 경기도 인근에 자리잡고 있지요.

하지만, 서울에서도 가장 먼 거리에 홀로 외로이 떨어진 조선왕릉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장릉인데요. 앞서 소개한 단종 유배지 영월 청령포를 소개하기도 했지만, 단종의 왕릉 역시 청령포와 가까운 이곳에 함께 조성이 되었습니다. 현재 남한에 위치한 조선왕릉은 모두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는데, 영월 장릉 역시 세계유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월 장릉의 역사

영월의 장릉이 이렇게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강원도 땅에 자리잡게 된 것은 다들 알다시피 단종이 이곳 영월 청령포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기 때문인데요. 당시에는 죄인의 신분이라 시신 수습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지만, 영월의 호장이었던 엄홍도가 겨우 수습을 하여 몰래 암장을 하였고, 훗날 중종 때 암장했던 위치를 찾아 그나마 묘역을 정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숙종 때 단종으로 복권이 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노산군이라는 군호로 불려지던 신분이었기에 왕릉이 아닌 그냥 '묘'의 자리로만 있다가 숙종 때 복권이 되고 단종이라는 묘호를 얻은 뒤에 드디어 '노산군 묘'에서 '장릉'이라는 왕릉의 지위를 얻으며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단종역사관



장릉 안으로 입장을 하게 되면, 제일 먼저 단종역사관 건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능이 있는 곳으로 가기 보다는 먼저 이곳에 들러 단종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살펴보고 가는 것도 좋은데요. 단종이 왜 이곳에서 잠들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와 역사적인 배경들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면, 꼭 들러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영월 장릉으로 가는 길

단종역사관을 둘러본 뒤, 이제 본격적으로 왕릉이 있는 곳으로 가려는데, 왕릉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오르기 전 한쪽 옆에는 '낙촌비각'이라는 조그만 비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엄홍도가 시신을 수습하고 몰래 암장했던 당시 노산군의 묘를 찾아낸 영월군수 박충원의 일화를 기록한 비석이라고 합니다.




영월 장릉은 생각보다 높은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계단을 따라 오르막길을 조금 올라야 합니다. 계단을 오르고 나니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왕릉을 비로소 만날 수 있습니다.
원래 묘의 신분일 땐 봉분만 덩그러니 있었을텐데, 단종으로 묘호를 얻고 복권이 된 이후 봉분 주변으로 왕릉의 양식을 갖춘 상석과 망주석, 문인석 등이 추후 세워졌다고 합니다. 다만, 다른 왕릉들과 다른 점은 병풍석과 난간석은 따로 없고, 문인석은 있지만, 무인석 역시 세우지는 않았다고 해요.



왕릉이 있는 언덕 아래쪽에도 여러 전각들과 건물들이 있으며, 한쪽에는 단종을 위해 순절한 충신 264인의 위패를 모신 배식단사가 세워져 있는데, 이는 다른 조선왕릉에서는 볼 수 없는 형식이라고 합니다. 또한 다른 조선왕릉을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원래 홍살문에서부터 정자각 왕릉이 있는 곳까지는 신도와 어도가 일자 형태로 쭉 뻗어 있으나 장릉에서는 'ㄱ'자 모양으로 꺽여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홍살문 입구로 들어가기 전 한쪽에 위치한 장판옥과 배식단사입니다. 위에서도 설명 드렸듯이 배식단은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제향을 올리는 곳이고, 장판옥은 위패를 모신 곳이라고 해요.


또 다른 쪽에는 '영천'이라는 작은 우물이 하나 있습니다. 이 우물은 단종제를 올리난 한식 때 제정... 즉 제사 때 필요한 물을 기르는 우물로 사용되던 곳이라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에는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우물의 물이 살짝 얼어 있는 모습이었어요.


이건 다른 왕릉에서도 볼 수 있는 정자각 건물입니다. 왕릉의 주요 공간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바로 제향을 올리는 곳으로 왕의 신주를 모신 곳이기도 하지요.



그 밖에 제향을 지낼 때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및 재실, 왕릉의 입구를 알리는 홍살문 등이 자리잡고 있고, 또 한쪽에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던 엄홍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정려각도 세워져 있습니다. 엄홍도의 정려각은 영조 때 세워진 것이라고 하더군요. 장릉 주변에는 소나무 숲이 꽤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기도 해서 따뜻한 계절에 방문하면 산책을 하기에도 좋아 보였습니다.
강원도 역사 여행지 가볼만한곳 단종 유배지 영월 청령포
강원도 영월 청령포는 조선의 6대 임금 단종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으로 많이 알려진 곳입니다. 할아버지가 세종이고, 아버지가 문종이었던 그야말로 로얄패밀리의 장손으로 어린 나이에 왕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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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앞서 소개한 영월 청령포와 함께 장릉은 영월 방문 시 한 번쯤은 꼭 들렀다 가면 좋을 역사여행지가 아닐까 생각되고요. 특히 교육을 위해서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여행지로 추천 드리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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