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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겨울(冬)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느낀 포항 속의 작은 일본

by @파란연필@ 2015. 1. 7.

포항여행 가볼만한 곳, 구룡포 근대문화 역사거리 탐방



겨울철이 되면 날씨가 추운 탓에 야외활동에 제한이 많아 여행다니기가 좀 힘든 부분이 있는데,


신년 한파 뒤... 추위가 누그러들어 오랜만에 올해 첫 바깥바람을 쐬고 오게 되었네요. ^^




올해 첫 나들이로 가게 된 곳은 바로 포항의 구룡포였습니다.


구룡포..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단어가 바로 과메기인데요... 특히 지금이 과메기가 한창인 제철이기도 하지만....


과메기 보다는... 구룡포에 특이한 볼거리가 있다는 얘기에 둘러보기로 한 곳은


바로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라는 곳이었어요.




이 거리가 조성된 시기는 역시 일제시대 때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1923년 일제강점기 시대때 구룡포의 지리적 위치상


일본과 면해있는 동해의 어업전진기지로 활용되기에 최적인 곳이라 이곳에 구룡포항을 축항하면서부터


일본인들의 이주 및 유입이 늘어나게 되어 그때부터 병원과 상점, 음식점, 여관 등이 생겨나며 자연스레 조성된 거리였다고 합니다.



해방이후.... 점차 이 지역의 일본인 가옥들은 개발과정에서 대부분 철거되고 훼손되면서 많이 사라지게 되었는데,


물론 당시 일제의 잔재들을 청산하고 없애는 것도 중요했지만....


일본인들의 착취로 상대적으로 풍요로웠던 일본인들의 생활에 비해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던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증거가 사라지는 것 또한 두고 볼 수는 없기에 최근들어 그나마 남아있는 건물들을 보수 및 정비를 한 후...


지금의 근대문화역사거리를 조성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거리 입구에서부터 일본가옥 특유의 어두운 빛깔의 2층집 구조의 건물들이 눈에 띕니다.





한쪽에 자리잡은 인력거의 모습인데요. 아마 일본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한번쯤 보셨을 거예요.


왠만한 일본관광지에 가시면 건장한 청년들이 직접 저 인력거를 끌면서 주요 관광지를 편안히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걸 볼 수 있는데,


포항에서 인력거를 보다니.... 느낌이 좀 색달랐습니다.


그냥 장식으로 갖다 놓은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운행을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입구 양옆으로 옛 일본인들이 살았던 거리가 잘 조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실제 일본의 거리처럼 거리 바닥도 매우 깔끔하고, 정말 일본여행을 온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느낌이 많이 나더라구요.


아마 오른쪽에 있는 저 '민박'이라는 글자만 없으면 실제 일본 어디라고 해도 믿을 것 같습니다. ^^





근데 거리거리마다 있는 상점들이 영화 세트장처럼 사는 사람들 없이 그냥 간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이곳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들이었구요. 이렇게 상점들도 다 영업을 하는 곳들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갔던 날이 월요일이었는데, 월요일에 휴무를 하는 곳들이 많더라구요.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직접 안으로 들어가보질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구룡포 근대역사관' 이라는 건물인데요.


실제 이 집은 1920년대 일본 가가와현에서 이주해 온 하시모토 젠기치라는 사람이 살았던 일본식 목조가옥이라고 합니다.


해방 후에는 일반 개인이 거주하는 개인 주택으로 사용되어 오고 있었지만,


지금은 포항시에서 매입하여 일반인들에게 공개를 하기 위해 전시관 형식으로 만들게 된 곳이라네요.



이 거리에 있는 건물들 중에서 그나마 일본식 건물의 내부구조와 특징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건물이고,


당시의 시대적 생활모습과 전시자료들을 볼 수 있는 박물관 같은 곳이었는데,


역시 월요일은 휴무라...... 들어가볼 수 없어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ㅠ.ㅠ





근대역사관 바로 옆에는 추억의 느린 우체통이 커다랗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엽서를 적어서 넣게 되면 6개월 뒤에 배달이 된다는... ^^





가는 곳 마다 대부분 휴무일이라 다 문들이 닫혀있어 좀 삭막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아... 날짜를 좀 잘 맞춰왔으면 하는 생각이... ^^





반대쪽으로 나있는 골목길을 봐도 역시 깔끔한 바닥이 인상적인 거리로군요.





길가에 세워진 낡은 자전거 하나도 멋스러워 보입니다.





이곳은 후루사또야 한일문화체험관 이라는 곳인데, 일본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상점인것 같더라구요.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나 기모노를 입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입구 양쪽으로 조성된 일본인 가옥 거리들을 둘러본 후... 중앙에 난 계단을 따라 윗쪽으로 한번 올라가 보기로 합니다.





계단을 올라보니 구룡포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멋진 풍경이 연출되더군요.





구룡포(九龍浦)라는 이름답게 아홉마리의 용들이 맞이해 줍니다. ^^





그리고 한쪽에는 커다란 비석(?)이 눈에 띄는데요.


이 비는 '도가와 야스브로 송덕비'라 불리는데, 일제시대 때 도가와 야스브로라는 일본인이


구룡포 방파제 축조와 도로건설에 큰 힘을 쏟은 자로 당시 일본인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송덕비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해방이 된 이후... 일본인들이 모두 돌아가고, 남아있는 구룡포 주민들이 비문의 내용들을


모두 시멘트로 덧칠을 해놓아 그 내용은 현재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비석을 보시면 중간에 시멘트로 칠해져 있는게 바로 보이지요?





그리 규모는 크지 않고 20~30분 정도면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곳이라 포항여행을 오신다면...


이곳 구룡포에 들러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 잠시나마 일본의 느낌도 한번 가져보시고 무엇보다 일제시대 당시의 역사도 기억한다면


꽤나 뜻깊은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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