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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여름(夏)

장마 끝난 직후 가볼만한곳 서울 근교 폭포 투어

by @파란연필@ 2020. 8. 16.

유난히 이번 여름 장마는 정말 길고도 길었던 것 같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오랜 기간의 장마 때문에 다들 많이 힘드셨을건데요. 그래도 이제서야 8월 중순이 넘어가니 장마도 슬슬 끝이 난 것 같고 늦었지만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여름다운 여름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비록 날씨가 덥기는 하지만, 장마가 끝난 직후 지금 이맘때 계곡에 수량이 풍부할 시점에 찾아가기 좋은 곳이 있으니 바로 시원한 폭포가 흐르는 곳입니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그리 멀리 가지 않고도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가볼만한 폭포가 여러 곳 있다고 하니 지금부터 한번 살펴볼까 해요.

 

 

1. 경기 연천 재인폭포

 

우선 경기도 연천 쪽에 위치한 재인폭포입니다. 재인폭포는 약 50만년 전, 근처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한탄강 일대에 현무암 지대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꾸준한 침식작용으로 자연스레 만들어진 폭포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재인폭포라는 폭포 이름의 유래가 슬프기도 한 곳인데요. 옛날 줄타기를 잘하고 재주가 많은 사람을 '재인(才人)'이라 불렀는데, 이 재인 옆에는 예쁜 부인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을 수령이 이 부인을 탐하고 줄타기를 하는 재인의 줄을 끊어버려 떨어져 죽게 하자, 그 부인이 원한을 품고 이 폭포에서 자결을 한 곳이라 해서 재인폭포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었다고 해요.

 

경기도 연천에서도 한참을 들어가 꽤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재인폭포는 그래도 차량 접근이 쉬운 곳에 있어 차에서 내리면 금방 폭포까지 다다를 수 있습니다. 먼저 유리전망대가 나오게 되고, 이곳에서 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인적이 뜸한 곳이다 보니 폭포 주변은 자연 그대로 남아 있는 현무암 주상절리의 신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폭포가 흘러 내리는 곳의 물빛이 에메랄드 빛을 띠고 있어 물빛이 매우 아름답기도 한 곳인데요. 다만, 재인폭포는 수량에 따라 폭포가 마르는 날이 많아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모습을 볼 수 없을 때도 간혹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장마가 끝났지만 워낙 많은 비가 내린 직후이기도 하니 폭포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예전에는 계단을 따라 폭포 아래쪽으로도 내려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안전에 문제가 있어 계단 출입이 통제가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원래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보는 재인폭포의 풍경도 꽤 웅장하고, 특히 현무암 지대의 특징을 제대로 볼 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꽤 오랫동안 출입이 통제가 되어 있는 상태이더군요. 얼른 다시 계단을 통해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폭포를 볼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2. 경기 포천 비둘기낭 폭포

 

연천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포천에도 멋진 폭포가 있습니다. 바로 비둘기낭 폭포인데요. 재인폭포와 마찬가지로 한탄강 지류에 자리잡은 폭포이면서 주변 풍광이 뛰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한탄강 일대의 화산폭발로 인해 생겨난 폭포라는 것도 닮아 있는데요. 비둘기낭 폭포는 주변의 지형이 마치 비둘기 둥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비둘기낭 폭포가 있는 곳은 한탄강 지질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변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인데요. 재인폭포와는 달리 비둘기낭 폭포는 주차장에서부터 계곡 아래쪽의 가파른 계단을 따라 조금 걸어 내려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이 비둘기낭 폭포여서 그런지 내려가는 길 곳곳에 비둘기 조형물들이 많이 있더군요.

 

폭포의 규모는 재인폭포와 비교했을 땐 조금 초라해 보일수도 있습니다. 폭포의 높이도 낮은 편이고요. 그리 웅장한 모습은 아니지만, 왠지 더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흘러내리는 폭포의 물빛은 오히려 재인폭포에서 봤던 물빛보다 더 진한 에메랄드 빛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비둘기낭 폭포 역시 워낙 깊숙한 곳에 있는 곳이라 예전 한국전쟁 당시에는 마을 주민들의 피난처로도 사용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또한 포천에 있다 보니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여서 한동안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가 되었던 곳이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곳이기도 합니다. 화산폭발로 인해 생긴 주상절리 협곡 사이로 흐르는 폭포와 그 물빛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풍경이라 여름철 꼭 한번은 가볼만한 폭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3. 강원 철원 삼부연 폭포

 

경기도를 벗어나지만, 강원도 서부 내륙 지역에도 꽤 멋진 폭포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철원 8경 중의 한곳으로도 소개가 되고 있는 삼부연 폭포가 있는데요. 용봉산 중턱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삼부연 폭포는 높이가 20미터에 3단으로 흐르고 있어 꽤 웅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3개의 소(沼)가 가마솥처럼 생겼다고 해서 삼부연 폭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해요.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이어지는 길이 대부분 그러하듯, 철원 삼부연 폭포로 향하는 길 역시 주변 풍광이 워낙 좋아 평소에도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들 찾는 곳이기도 한데요.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도로 한쪽편에 이렇게 삼부연 폭포가 시원스레 흘러내리는 모습을 바로 목격할 수 있습니다. 도로가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폭포이긴 하지만, 갓길에 정차하는 것 보다는 안쪽에 무료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안전하게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폭포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차장에서 폭포까지는 조그만 동굴터널 하나를 지나면 됩니다.

 

동굴터널을 나오게 되면, 생각보다 규모가 큰 삼부연 폭포를 바로 눈앞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됩니다. 수량이 워낙 풍부하기도 하고 꽤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웅장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대로 3단 폭포이긴 하지만, 1, 2단은 조금 낮은 편이고, 3단이 가장 길어 언뜻 1단 폭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삼부연 폭포에도 전설이 전해져 내려 오는데요. 예전에 궁예가 이곳 철원을 태봉의 도읍으로 정했을 때 삼부연 폭포의 각 소(沼)에 살던 3마리의 용이 하늘로 승천해 그 때부터 비범하고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재인폭포나 비둘기낭 폭포는 여름 장마철이 아닌 가뭄 시즌에는 폭포가 말라 제대로 흐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없지만, 삼부연 폭포는 바로 위 상류쪽이 용화지가 있는 저수지라서 아무리 가물어도 폭포가 마르는 날이 없다고 합니다. 실제 약 1000년 동안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한번도 폭포가 마른 적이 없는 곳이어서 예전에는 기우제를 지내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4. 강원 철원 직탕폭포

 

마지막으로 소개할 직탕폭포도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폭포입니다. 삼부연 폭포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차를 타고 약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요. 직탕폭포가 있는 곳은 예전에 임꺽정이 거처한 곳으로 알려진 고석정이 있는 곳과도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직탕폭포는 앞서 소개한 폭포들과는 달리 폭포 높이가 그리 높진 않지만, 대신 그 폭이 상당히 넓은 편인데요. 폭포의 폭이 80미터나 되어 우리나라 지형에서는 보기 드문 폭포라 간혹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로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폭포의 양 끝단 쪽에는 폭포를 가로질러 건널 수 있도록 돌다리가 놓여져 있고요. 사람이 직접 건너갈 수도 있습니다. 폭이 넓은 폭포의 특성 때문에 양쪽에서 보는 풍경이 조금씩 다른데요. 높이는 낮지만 워낙 길게 이어진 폭포라서 그런지 흐르는 물줄기가 매우 역동적이면서도 우렁차게 들립니다. 또한 이곳은 민물낚시 포인트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기도 한데, 폭포 쪽을 가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가끔 물고기들이 튀어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여름 장마철 직후에는 이렇게 시원하게 흐르는 직탕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한겨울에는 철원 지역이 워낙 추운 곳으로도 유명해서 직탕폭포 자체가 꽁꽁 얼어붙는다고 하는데요. 얼어붙은 직탕폭포의 모습도 꽤나 장관이어서 겨울철에는 한탄강 얼음트레킹의 주요 코스가 되는 지점이 되기도 합니다. 언젠가 겨울에도 한번 이곳을 찾아 얼음트레킹을 즐겨보고 싶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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