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한국의 서원 3곳

가을이 한창 무르익어 가는 요즘입니다. 이제 11월이 시작되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가을도 점점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듯해 보이는데요. 빨갛게 물들어가는 단풍도 예쁘지만 노란색으로 물들어가는 은행나무의 단풍도 참 예쁩니다. 그래서 오늘은 특히 수령이 오래된 은행나무와 함께 노란 가을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한국의 서원 3곳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우리나라에서 수령이 오래되어 큼지막한 은행나무를 보러 가려면 서원을 찾아가면 됩니다. 대부분 서원 건물 입구나 주변에는 서원이 지어질 당시에 심은 은행나무가 지금까지 자라고 있는 경우가 많아 수령이 대부분 몇 백년 된 은행나무들이 많은 편인데요. 특히 대구 경북 지역에 서원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1. 대구 도동서원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한 도동서원은 조선 초기 유학자였던 김굉필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서원입니다. 원래 처음부터 도동서원이라는 이름도 아니었고, 이곳에 지어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처음 서원이 지어진 곳은 비슬산 기슭에 쌍계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졌었지만, 임진왜란 당시 모두 불에 타버리고 이후에 새롭게 이곳에 도동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지게 된 곳이라고 해요.

 

특히 도동서원 입구에 자리잡은 커다란 은행나무는 수령이 무려 400년이나 된 나무라고 합니다. 커다란 줄기에 뻗어 나온 굵은 가지들이 꽤 넓게 퍼져 자라고 있어 나무의 외형만 봐도 오랜 세월의 연륜이 그대로 묻어남을 알 수 있는데요. 은행나무의 잎이 노랗게 물들어 가는 요즘의 가을 시즌이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때이기도 해서 대구 근교 가을 여행지로도 많이들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워낙 가지가 넓게 퍼져 있어 무거운 가지들을 지탱해 주기 위한 버팀목들도 간간이 보이고 이른 아침 햇살에 비치는 은행잎의 노란빛이 더욱 예뻐 보이기도 한 곳이예요.

 

 

2. 경북 경주 운곡서원

 

운곡서원은 정조 8년에 추원사라는 절을 창건하여 권행의 공적을 추모하기 위해 위패를 모셨던 곳이 후에 서원으로 개편된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의 은행나무 역시 수령이 약 350년 가량 된 커다란 은행나무가 해마다 가을이 되면 샛노란 옷으로 갈아입는 곳이어서 지금 이맘때쯤 가시면 멋드러진 가을 은행나무 단풍의 진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경주 운곡서원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주에 자리잡고 있지만, 유적지가 모여있는 경주 시내와는 많이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이라 경주 여행시 동선을 짜기가 조금 애매한 곳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을이 되면 오로지 운곡서원의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분들이 찾는 은행나무 단풍명소가 된 곳이기도 하니 경주의 가을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운곡서원을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경북 영천 임고서원

 

마지막으로 경북 영천에 위치한 임고서원은 조선의 역사에 있어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과도 관계가 깊은 곳이라 꽤 의미가 있는 서원이기도 한데요. 바로 고려 말 충신이었던 포은 정몽주의 덕행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서원입니다. 임고서원 앞쪽으로는 개울을 지나는 돌다리가 하나 보이는데요. 바로 이방원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던 개성의 선죽교를 실측 그대로 옮겨와 복원한 다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죽교와 서원 사이의 앞마당에는 역시 500년의 수령을 가진 커다란 은행나무가 마치 서원의 수호신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도동서원의 은행나무가 옆으로 가지가 뻗어 있는 펑퍼짐한 형태라면, 비슷한 수령의 임고서원 은행나무는 곧고 바르게 자라 키가 꽤 높아 보이는 모습인데요. 아쉽게도 제가 찾았을 때에는 이미 은행잎들이 다 떨어져 조금 황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올해 모습은 아닙니다. 올해는 아직 안가봐서 은행잎의 상태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만약 은행잎이 떨어지기 전 찾았더라면 풍성한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올해는 아직 은행잎이 남아 있을거라 생각되고 11월 초 지금이 한창 절정일 시기일테니 임고서원의 가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얼른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