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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봄(春)

한라산 마지막 봄꽃, 철쭉 개화시기 및 영실 남벽분기점 등산코스

by @파란연필@ 2021. 5. 25.

흔히 봄꽃이라 하면 이른 봄 3, 4월에 피는 매화꽃과 벚꽃이 봄의 시작을 알리며 기억에 많이 남는 편인데요. 하지만 이제 봄이 끝나가고 여름이 오기 직전, 요즘의 5월말 시즌은 마지막 봄꽃이라 할 수 있는 본격 철쭉 개화시기입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철쭉 명소들이 많이 있는데요. 합천 황매산, 영주 소백산, 지리산 바래봉 등 전국 유명산에서는 분홍 철쭉이 장관을 이루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제주도 한라산 역시 철쭉 군락지로 많이 알려진 곳인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꽃 소식을 전해주는 제주도이지만, 또한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 정상 부근에 피는 철쭉들은 가장 늦은 봄꽃으로 제주의 마지막 봄을 마무리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한라산 철쭉 개화시기는 대략 5월말에서 6월초 정도에 만개를 한다고 합니다. 시기에 따라서 조금 일찍 개화를 하는 해도 있고, 조금 늦게 개화를 하는 해도 있는데, 올해는 아마 평년 수준일 듯 해요. 지금은 이제 막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에 분홍 철쭉들이 꽃잎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시기이고, 제대로 만개한 모습을 보려거든 6월초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다시피 한라산 등산코스는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럼 한라산 철쭉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어느 코스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6월초 한라산에서 철쭉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철쭉 군락지는 윗세오름과 남벽분기점 주변입니다. 그래서 백록담 정상으로 가는 성판악 코스나 관음사 코스보다는 윗세오름까지 이어지는 영실코스 혹은 어리목코스로 오르는 것이 좋은데요. 어리목 보다는 영실코스가 더 짧은 코스여서 대부분 영실코스를 많이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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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영실코스는 영실휴게소에서 시작해 영실기암 및 병풍바위를 지나 해발 1700미터 지점인 윗세오름까지 이어진 등산코스입니다. 한라산의 모든 등산코스 중에서 윗세오름까지 가는 가장 짧은 코스이기도 한데요. 특히 요즘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윗세오름에서부터 남벽분기점까지 이어지는 탐방로가 열리게 되어 윗세오름에서 되돌아오지 말고 남벽분기점까지 꼭 다녀오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보통 겨울 시즌에는 통제가 되는 구간이예요.

 

윗세오름~남벽분기점 거리는 편도 2.1km에 소요시간은 1시간 더 늘어나게 됩니다. 대부분 윗세오름까지 다녀오는 영실코스 왕복 소요시간이 대략 4시간 정도 되는데, 만약 남벽분기점까지 다녀오시게 된다면, 왕복 5~6시간 정도 계획을 하셔야 합니다.

 

영실휴게소에서부터 출발해 어느 정도 오르다 보면, 오른쪽에 마치 거대한 병풍을 갖다 놓은 듯한 영실기암과 병풍바위 구간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겨울의 눈 쌓인 풍경만 보다가 이렇게 초록초록한 풍경을 마주하니 역시 한라산은 사계절 모두 둘러봐야 하는 명산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단코스라 그런지 영실코스가 계단이 좀 많고 가파른 구간이 이어지기도 해서 처음엔 조금 힘들게 올라야 하지만, 그래도 영실기암과 병풍바위를 마주하게 되면 잠시나마 힘든 것을 잊게 해주는 것 같더라고요.

 

영실기암과 병풍바위를 지나 해발 높이가 점점 높아지게 되면, 키작은 나무들 위주로 자라는 고산지대에 들어서게 되고 이곳에서부터는 시야가 트이면서 주변 곳곳에 분홍 철쭉들이 피어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영실코스를 오르며 뒤를 돌아보게 되면, 날씨가 좋을 땐 제주 앞바다와 함께 한라산 주변의 기생화산이라 불리는 크고 작은 오름의 모습도 눈아래 펼쳐지게 됩니다. 아주 오래전 한라산이 분화하면서 만들어진 오름들을 마치 넓은 가슴으로 품어 주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한라산이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그런지 해발 높이에 따라 자생하는 식물의 종류도 매우 다양한 편이라고 합니다. 정상 부근에는 매서운 바람을 견디기 위해 이렇게 키가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또한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구상나무 군락지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주목들의 모습도 뭔가 신비로워 보이더군요. 이 주목들은 겨울에 멋진 상고대를 만들어내는 나무들이기도 합니다.

 

구상나무와 주목 군락지를 지나면서부터는 이제 백록담 정상 부근의 분화구가 보이며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집니다. 정상 바로 아래쪽이라 바람을 막아주는 나무들이 없어 산 정상의 바람이 그대로 부는 곳이니 따뜻한 5월이라 하더라도 한라산을 오를 땐 꼭 바람막이나 외투를 준비해서 올라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상 부근의 탐방로 주변에 역시 분홍 철쭉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고 있네요.

 

한동안 나무데크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윗세오름에 도착을 했습니다. 겨울 시즌에는 영실코스의 종점이 바로 윗세오름이기 때문에 더이상 가지 못하고 다시 하산을 해야 하는데, 지금 시즌은 다시 윗세오름에서부터 이어지느 남벽분기점까지 탐방로가 열리기 때문에 남벽분기점까지 다녀올 수 있습니다. 남벽분기점까지는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지만, 대부분 평탄한 코스로 이어져있어 힘들지 않게 다녀올 수 있는 코스입니다. 윗세오름에서부터 남벽분기점까지는 편도 1시간, 왕복 2시간 정도 시간을 계획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잘 못보는 탐방로라 그런지 남벽분기점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풍경은 보는 곳 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더라고요. 남벽은 말 그대로 한라산 정상 분화구의 남쪽 벽면을 얘기하는데, 5월말에서 6월초 지금쯤 한라산에서 가장 화려한 철쭉 군락지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남쪽으로 햇빛을 잘 받아서 그런지 철쭉이 꽤 많이 피는 것 같은데, 제가 갔을 때에는 이제 막 철쭉이 개화를 시작하는 시기여서 완전 만개한 철쭉의 풍경은 만나지 못했지만, 아마 6월초에 가신다면, 정말 멋드러진 한라산 철쭉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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