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역시 자전거 타기 제일 좋은 계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낮에도 그리 덥지 않고 자전거를 타면서 불어오는 맞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때이기도 해서 많은 자전거 동호인 및 취미로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저 역시 오랫동안 묵혀 둔 자전거를 꺼내 자전거를 한 번 타보기로 했는데요.
사실 제가 살고 있는 부산은 자전거를 타기에 썩 좋은 도시는 아닙니다. 도시 자체가 주변에 산이 많아서 경사가 급한 오르막 내리막길이 많은 편이고, 또한 시내에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거의 없을 뿐더러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달려야 하지만, 자전거가 차도로 달리면 아무래도 위험한 편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그나마 부산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곳을 찾으려면 시내 보다는 시 외곽에 있는 서부산 낙동강 자전거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시내에 있는 온천천이나 수영천 쪽에도 자전거 도로가 잘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쪽은 자전거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이 도보로 산책하는 분들도 많은 곳이어서 마음껏 자전거를 타려면 낙동강 자전거길을 더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릴 부산 자전거 타기 좋은 곳 추천 코스는 바로 삼랑진에서부터 시작해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부산 다대포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전 구간이 자전거 전용 도로로 되어 있는 곳이어서 체력만 받쳐 준다면 마음껏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고요. 중간중간 보행자들과 함께 다니는 구간만 조심하면, 크게 위험한 구간은 없는 곳입니다. 삼랑진에서 다대포까지는 편도로 약 50km 정도 되는 구간이라 체력과 시간을 안배해 위의 구간 중 일부 구간만 골라서 타셔도 좋습니다.
저도 날씨 좋은 가을날 휴일을 맞아 미니벨로 자전거를 꺼내 들고 위에 소개한 코스를 그대로 한 번 타보기 위해 삼랑진역까지 일단 자전거를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부전역에서 삼랑진역까지는 무궁화호 기차를 이용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자전거를 기차에 싣고 탑승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제 자전거는 일단 반으로 접히는 미니벨로 자전거라 공간을 덜 차지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차 맨 뒷좌석 공간 사이에 쏙 집어 넣으면 큰 무리가 없지만, 접히지 않는 로드 자전거나 MTB 자전거는 앞바퀴를 탈거해야 하거나 간혹 승무원에 따라 자전거와 함께 탑승이 거부될 수도 있다고 하니 미리 잘 확인하셔야 해요. 그나마 서울이나 수도권 주변에는 경춘선 같이 자전거를 거치할 수 있는 전용 객차가 달린 열차를 운행하기도 하지만, 부산 부근을 운행하는 열차에는 자전거 전용 객차는 따로 없는 것 같더라고요. 부산에도 자전거 동호인들이 많이 늘어나서 경춘선 같이 자전거 전용 객차들이 다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암튼 부전역을 출발해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삼랑진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자전거를 기차에서 내린 뒤 다시 펴고 인증 사진을 남겨 보았어요. 물론 기차역 승강장에서는 자전거에 올라 타면 안됩니다. 반드시 자전거를 끌고 역 바깥으로 나가셔야 해요. 삼랑진역은 승강장과 대합실 사이에 지하통로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나갈 수 있었습니다.
역 바깥으로 나와서 다시 한번 삼랑진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 보았어요. 이제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해 보려 합니다. 다만 낙동강 자전거길이 이곳 삼랑진역에서부터 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요. 역에서부터 1km 정도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철길을 건너는 지하도가 나오는데, 지하도를 건너게 되면 거기서부터 바로 낙동강 자전거길이 나오게 됩니다.
이른 아침 시간이기도 하고 날씨가 너무 좋아 낙동강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니 정말 기분이 좋고 상쾌하더라고요. 적당한 바람과 적당한 기온까지.... 자전거 타기에 이만한 날씨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컨디션이 최고였습니다. 특히 낙동강 자전거길 원동~물금 구간 사이에서는 이렇게 오로지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강변 데크길이 잘 되어 있어 정말 자전거 탈 맛 나더라고요.
낙동강 자전거길 중간 곳곳에는 이렇게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위한 간이 매점과 쉼터 같은 곳들이 여러 곳 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다가 목이 마르거나 허기가 질 때면 이곳에서 잠시 수분과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분들이 많은 편이지요. 이날 역시 휴일이기도 하고 날씨가 좋아서인지 자전거 타는 분들이 많아 쉼터 매점 주변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휴식을 취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시원한 블루베리 에이드 한 잔을 마시면서 수분과 당분을 보충했네요.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페달을 열심히 밟으며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은 중부 지역의 남한강 자전거길과 함께 이어지면서 둘이 합쳐 국토종주 자전거길로 불리고 있는데요. 인천 정서진에서부터 시작해 부산 낙동항 하구둑까지 633km 구간의 자전거길을 말합니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간 곳곳에는 이렇게 빨간 공중전화 박스 모양의 인증센터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언젠가 저도 자전거 체력을 키워 국토종주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를 지나면서 부터는 이제 부산으로 진입을 하게 되고요. 파란 하늘 아래 쭉 뻗은 자전거길이 정말 시원하게 이어져 있는 모습입니다. 한창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이라 그런지 주변에 억새도 많이 보이고 코스모스 군락지도 마주할 수 있더군요.
확실히 부산으로 진입하면서부터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게 되고, 또한 보행자 산책로와 함께 겹치는 구간이 많아 여기서부터는 속도를 줄이고 안전하게 라이딩을 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화명동을 지나 구포, 그리고 사상 삼락생태공원까지도 자전거길은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샌가 국토종주 자전거길 종점인 하구둑까지 12km 남은 지점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렇게 다시 달리다 보니 멀리 낙동강 하구둑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인지 확실히 50km 가까이 자전거를 타니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조금씩 전해지더군요. 그래도 이렇게 삼랑진에서부터 낙동강 하구둑까지 오직 자전거로만 이동했다는 것에 대해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구둑 다리를 건너면 국토종주길 종점이자 기점인 낙동강 하구둑 인증센터가 나오고 국토종주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라이딩을 마무리하게 되지요. 저는 국토종주가 아니어서 조금 더 아래쪽에 있는 다대포까지 계속 달려보기로 합니다. 낙동강 하구둑이 국토종주 자전거길의 끝이지만, 여기서부터 다대포까지도 자전거길은 잘 되어 있습니다.
다대포로 가는 길에는 중간에 부네치아라 불리는 장림포구도 지나게 되고요.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길을 건너 장림포구도 함께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힘들어서 그냥 패스~!!
장림포구를 지나니 어느덧 다대포 바닷가가 보이게 되고 다대포에 거의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삼랑진에서부터 낙동강길을 따라 강변길을 달렸는데, 하구둑을 지나면서부터는 어느새 강변길이 아닌 바닷길을 따라 달리고 있더라고요. 암튼 삼랑진에서부터 출발해 자전거를 타고 다대포에 도착하니 대략 3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포기하지 않고 50km의 자전거길을 완주할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고, 다대포에서부터 집까지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복귀를 할 수 있었네요. 물론 미니벨로 자전거는 반으로 접어서 지하철 탑승을 했습니다. 지하철의 경우 접을 수 있는 미니벨로 자전거는 언제든지 승차가 되지만, 접히지 않는 일반 자전거는 주말과 휴일에만 맨앞 맨뒷칸에 탑승을 할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요즘은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운동 관련 앱들도 잘 나와 있어 자전거 타는 분들도 앱을 통해 기록을 많이 남기시더라고요. 저도 스트라바(Strava)라는 어플을 깔고 자전거를 탔었는데, 전체 경로와 함께 이동거리, 이동시간, 평균속도, 최대속도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제가 탔던 총 이동거리가 대략 55km 정도로 나오더군요. 암튼, 부산에서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타기를 원한다면 낙동강 자전거길 추천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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