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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가을(秋)

가을에 걷기 좋은 부산 기장 아홉산 대나무숲길 산책로

by @파란연필@ 2022. 9. 19.

예전에는 우리나라에서 대나무 숲길 명소라 하면 대부분 전남 담양에 위치한 죽녹원 정도를 먼저 떠올렸고, 이후 울산 태화강 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며 조성된 십리대숲 대나무 숲길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울산 정도면, 부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편이라 부산 근교에서 대나무 숲길을 둘러보기에 가깝고 괜찮은 곳이긴 하지만, 울산 태화강 보다 더 가까운 곳에 명품 대나무 숲길이 한 곳이 더 있습니다. 바로 부산 기장에 위치한 아홉산숲 대나무 숲길인데요. 시외를 나가지 않고도 부산 기장에서 한적하게 대나무 숲길 산책이 가능한 곳입니다.

 

기장 역시 부산에서는 꽤 외곽 쪽에 있는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자차를 이용한다면, 기장철마IC를 나오면 가까이에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대나무 숲길과는 달리 개인 사유지 내에 위치한 곳이라 별도의 입장료 5000원이 있습니다.

 

 

그동안은 사유지여서 비공개 지역이었다가 그나마 최근 2015년에서야 일부 개방이 된 곳이라 아직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더라고요. 입장시간은 09~18시이며, 주차장은 넓게 마련되어 있어 자차로 방문하기 괜찮은 곳입니다. 다만,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니 참고하세요.

 

입장을 하자마자 바로 대나무 숲길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고요. 일단 아홉산숲 전체가 대나무숲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수종이 자라고 있어 우선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수령은 대략 400년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나라 곳곳의 금강송이 송진 채취 수탈을 피할 수 없었찌만, 이곳 기장 아홉산숲의 금강송 군락지들은 송진 채취 수탈을 피할 수 있어 지금껏 온전히 남아있는 나무들이라고 합니다.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영화촬영지라는 푯말이 있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요. 오랫동안 비공개 지역이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없었던 터라 꽤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서인지 몇몇 영화와 드라마들이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영화가 바로 '군도'와 '대호' 등이 있었고, 최근에는 '더 킹'이라는 드라마가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더군요.

 

영화촬영지가 있는 곳을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걷다 보니 드디어 하늘 높게 자라고 있는 대나무 숲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곳 아홉산 숲의 대나무들은 맹종죽이라 불리는 대나무들이라 하는데, 대나무 굵기도 꽤 굵은 모습이더라고요. 전체 대나무숲 면적은 담양이나 울산보다 작을지 몰라도 울창함이나 밀도에 있어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맹종죽 군락지를 벗어나면, 다시 소나무 숲과 대나무 숲이 함께 어우러지는 산책로가 계속 이어지게 되고요. 이 길을 계속 따라가게 되면, 또다른 맹종죽 숲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현재 기장 아홉산숲에서 개방되어 있는 산책로 코스는 순환형 코스로 대략 3.2km 정도 이어져 있고요. 입구에서 산책로를 따라 다시 입구 쪽으로 나오는데까지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두 번째 만난 맹종죽 군락지 숲길입니다. 산책로 양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대나무숲이 정말 멋져 보이더라고요. 특히 요즘같은 가을 날씨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기에 정말 좋은 곳 같아 보였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가지와 잎에서 나는 소리도 너무 좋았고요. 울창한 대숲은 한낮의 뜨거운 햇빛도 막아주기에 가을철의 산책코스로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기장 아홉산숲의 산책로 거의 끝지점에 다다르게 되면, 옛 전통한옥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관미헌'이라 불리는 곳으로 오래전부터 아홉산숲을 관리하는 집안의 종택이기도 하며, 문부잣집이라 불리던 곳이기도 합니다. 4대가 이곳에서 살며, 아홉산숲을 관리해 왔다고 해요. 관미헌을 지나 다시 길을 따라 걸으면 처음 출발했던 지점인 입구 쪽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순환형 코스라 처음 산책방향을 잡을 때 코스는 오른쪽 혹은 왼쪽 어느 방향으로 시작하셔도 좋고요. 선선한 가을날의 산책코스로 추천 드리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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