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루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하기로 마음 먹은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무려 18만Km나 봉사를 해준 울 라돌이(오래된 제 승용차입니다.)에게 잠시동안 휴가도 줄 겸~

기차를 안타본지도 오래되고 하여 큰맘먹고 Korail 홈페이지에서 시간표를 다운받아 시간을 맞춰보며 목적지를 생각해 본 결과, 

대구를 지나 중앙선을 타고가면 조그맣고 이쁜 시골 간이역인 화본역이라는 곳을 갈 수 있는데 일단 그 곳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의 예보가 빗나가기를 그렇게 원했건만... 왜 하필 이날만큼은 그렇게 예보를 잘 맞추던지.... ;;;

전국적으로 아주 강한 비가 내릴 거라는 예보....  딱 걸렸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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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가 탔던 모든 운송수단은 열차입니다. 지하철도 열차에 속하니까요. ^^

저희 집 근처에 있는 부산지하철 1호선 범내골 역이랍니다.

범내골의 지명 유래대로 옛날 '호랑이가 많이 살았던 냇가의 골짜기'라 해서 그런지... 호랭이 다리의 문양이 눈에 확~ 띄는군요.

일단, 오늘의 출발역인 부전역으로 가기 위해서 1호선 탑승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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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 부랴 부전역에 도착했는데, 대부분의 열차 수요가 경부선을 중심으로 한 부산역으로 몰려있기 때문일까요?

평소의 주말 오후 치고는 부전역 내부가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사진의 전광판을 보시면 제가 타야 할 열차는 젤 위의 13:00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인데,

서울행이긴 하지만 보통의 경부선이 아닌 동해남부선(해운대 방향)을 거치는 우회 노선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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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찰구를 지나 플랫홈으로 내려가니 힘좋게 생긴 묵직한 디젤기관차가 연결된 서울행 새마을호 열차가 대기하고 있군요.

부전역에서 승차하는 승객은 거의 없는듯 보입니다.

매번 부산역에서 KTX만 타보다가 이렇게 오랜만에 디젤 열차를 타보게 되니 가슴이 설레이네요.


어렸을 적 명절때가 되면 항상 기차를 타고 (그땐 통일호)를 타고 3-4시간씩 걸려 시골에 갔던 기억이 있는데,

어릴땐 차타는게 왜 그렇게 좋았는지... 그 기억이 성인이 된 지금도 남아있어서 그런지 기차타는걸 무지 좋아라 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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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마을호에 탑승했는데, 제일 먼저 탑승해서 그런지 아직 아무도 없군요.

KTX가 개통되기전, 최고의 럭셔뤼 열차답게 그 내부는 그 안락함이 깊숙~히 전해져 오는 듯 합니다.

하긴, KTX 일반실이라 해도 그 좌석의 안락함 만큼은 지금의 새마을호를 절대 못따라갈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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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세요 코레일"  --> 앞으로 자주는 못 만나더라도 가끔씩 만나러 가줘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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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부전역을 출발하여 어느덧 국내 최대 해수욕장이 위치한 해운대역에 도착하고 있는 중이네요.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동해남부선의 백미인 해안을 끼고 달리는 바다열차의 묘미를 느낄수 있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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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날 푸른하늘과 푸른바다를 보며 달리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흐린날 비오는 창밖 바다를 보며 달리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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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바로 송정 해수욕장입니다.

정동진역 만큼은 아니지만, 송정역 또한 바다와 지척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역이라던데,

들린 소식으로는 2년전인가? 울나라 간이역 중에 오래되고 보존가치가 있는 12개역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문화재로 보호하고 있는데, 송정역이 바로 그 12개 역중에 한곳으로 포함이 되어있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송정역 역사는 찍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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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내역에 잠시 정차하는 사이 빗방울은 점점 더 굵어지기 시작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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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동해남부선을 거쳐 가야할 첫번째 목적지는 하양역

부전역에서 새마을호로 2시간 반이나 가야하는 꽤(?) 먼 거리인데, 화본역으로 가는 중앙선을 갈아타기 위해 환승해야 할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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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경주역을 지나 동해남부선에서 이제 대구선으로 노선을 바꿔 영천역으로 들어서고 있네요.

사진에 보이는 급수탑은 옛~~~날 증기열차가 다니던 시절, 석탄을 때면서 물을 수시로 기관차에 공급을 해줘야 했는데

일정 간격의 역마다 저런 급수탑을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지금 경부선 삼랑진역에서도 저런 급수탑을 본걸로 기억이 나는군요.


가끔씩 기차여행을 하면서 저렇게 예전 시절의 시설물이나 건물들을 보면, 어릴적 기차 탈때의 추억을 떠올릴수 있다는걸 흐뭇해하며,

코레일에서 저런건 철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은 잘하고 있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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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반... 이라는 약간(?)은 지루한 시간이 지나 드디어 하양역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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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개통 이후 새롭게 바뀌게 된 티켓 및 개찰 시스템

그래도 아직은 옛날 마분지 두께의 조그만 티켓에 역무원 아저씨가 개찰구에서 일일이 펀칭을 해주던 그때가 더 정겹게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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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 둘러메고 기차타러 가는길은 언제나 즐거운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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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위험한 철길이긴 하지만, 철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언제나 좋은 사진의 소재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 사진은 철길로 내려가서 찍은 사진이 아니고 정해진 건널목을 건너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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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양역은 화본역으로 가기 위한 환승역으로 들렀던 곳이기 때문에 다시 이곳에서 기차를 타고 화본역까지 가야 합니다.

곧 2번홈으로 화본역으로 데려다 줄 열차가 도착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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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역에서 화본역까지는 무궁화호를 이용했습니다. 약 40분 정도 걸리더군요.

그런데 열차에서 내리려는 순간, 이 뭥미? 플랫홈이.... 단차가 없이 철로와 동일 높이더군요.

즉, 그 말은 내릴때 열차에서 폴~짝 뛰어내려야 하다는 말씀... ㅋㅋ  그래도 그리 높진 않으니 쉽게 내릴 수 있었네요.

시골 간이역 치고는 내리는 승객이 꽤 되는것 같습니다.


이 곳 화본역에는 하루에 열차가 딱 두번 정차 한답니다. (편도 기준)


강릉에서 출발해 동대구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오전 11:06분 이곳에 정차하고,

방금 타고온 동대구에서 출발해서 강릉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15:48분에 이곳에 정차하기로 되어 있죠.

즉, 내가 타고온 열차가 이 화본역에서 오늘의 마지막 여객열차가 되겠군요.

(상기 시간표는 2008년 6월 기준 시간표이고, 최근 개정된 시간표는 아래쪽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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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을 빠져 나와서 정면으로 담은 화본역입니다.  핑크색의 역 건물이 상당히 인상적이군요.

새로 리모델링을 했는지는 몰라도 그리 오래된 느낌은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시골 간이역의 그 느낌만은 물씬 풍기는듯 합니다.

왼쪽 옆에는 역무원의 자가용인듯한 마티즈 한대.. ^^;;

화본역은 1938년 2월 1일에 개업을 시작한 역이며,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에 위치한 중앙선의 역이랍니다.  

예전에는 승객들이 많아 열차가 자주 정차했던 역이지만 지금은 유동인구가 별로 없어 하루에 두 대 밖에 정차하지 않는 간이역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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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골 간이역 답게 역전앞 풍경은... 조금전에 봤던 하양역전 앞의 풍경과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입니다.

인적도 거의 없는 조용한 시골 마을... 깡촌의 모습 그대로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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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나와 도로가까지 걸어 나오면 마주하게 되는 '역전상회'

이곳이 그나마 이 지역 주민들의 생필품을 구할수 있는 유일한 곳이지 않나 싶군요.


우선 화본역에서 마지막 열차를 보냈으니, 여기를 떠날 교통편을 알아봐야 하기에 이 곳 주인 아주머니께 버스 시간표를 알아보기로 했는데...

허걱~~ 버스도 하루에 몇편 다니지 않는다고 합니다. ㅠ.ㅠ

그나마 아~~주 다행스럽게도 1시간쯤 뒤에 버스편이 많은 우보터미널쪽으로 가는 버스가 온다고 하니 일단은 안심을 하고 역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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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아직도 연탄으로 난방 및 취사를 해야 하는 곳이 있는가 봅니다. 다쓴 연탄이 널부러져 있네요.

어릴때 연탄가지고 장난치던 기억이 새삼스레 떠오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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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버린 우편함은 언제 올지 모르는 반가운 소식만을 기다리며 가까스로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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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역이 생길때부터 오랜세월동안 같이 지내왔을듯한 역광장(?) 앞의 버드나무는 내리는 비를 맞고 생동감이 넘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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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역은 앞서 말한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2개의 역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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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조차 이 마을엔 들어서지 않을 만큼 오지인 이 곳...

사실 역명은 화본역이라 되어 있지만, 실제로 이 마을 이름은 산성마을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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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도시에서는 저런 공중전화 간판도 보기 어려울듯 한데, 이곳에서는 왠지 정감이 가는 간판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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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상회의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하신 시간이 가까워 오자 이제 우보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그 가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  그렇게 쏟아붓던 비도 이제 어느덧 점점 그쳐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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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젊은 기사 아저씨, 할머니 두분,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탄채로 구불구불 시골길을 털털거리며

무사히 우보터미널까지 도착.... 역시 전형적인 시골터미널의 모습인듯... ㅎㅎㅎ


이제 이곳에서 대구로 가는 버스를 탄뒤, 다시 부산으로 가는 KTX를 타야 집으로 갈수가 있습니다.

비가 오는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나름 혼자만의 기차여행을 즐기는 것도 나름 해볼만 하네요.


이때가 아마 장마철이었지 싶은데, 비오는날 그냥 무작정 훌쩍 떠나고 싶을땐 기차여행을 한번 해보시는 것을 추천해 봅니다. ^^

기차로 화본역까지 가는 방법

제가 다녀왔던 2년전과 기차시간표가 많이 개정되어 아래의 개정된 시간표로 화본역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1) 부산에서 출발 : 부전역(06:55) ---> 화본역(10:05) : 무궁화호 직행
                       부전역(13:40) ---> 하양역(16:18), 하양역(16:39) ---> 화본역(17:22) : 새마을호 -> 무궁화호 환승

2) 서울에서 출발 : 청량리역(08:00) ---> 화본역(13:11) : 무궁화호 직행
                        서울역---> 동대구역(KTX 이용) , 동대구역(16:20) ---> 화본역(17:22) :  KTX --> 무궁화호 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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