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나카지마 공원에서 마지막 아침 산책을 즐긴 후, 이제 홋카이도를 떠나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이 들었던 홋카이도를 떠나야 하니 아쉽기만 했는데, 이제 새로운 일정에 맞춰 큐슈 미야자키까지 가야하는

그야말로 일본열도 종단의 대 PROJECT를 펼쳐야 하는 대장정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지요. ^^


이번 여행은 긴 일정 때문에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조금 여유있게 일정을 잡아 되도록이면 야간열차는 타지 않기로 했으나,

이날만큼은 하루만에 홋카이도에서 큐슈까지 먼거리를 이동해야 하므로, 도쿄 ~ 오카야마 구간을 운행하는

'선라이즈 이즈모' 라는 야간열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이 열차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설명을 하기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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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쉴새없이 달리며 야간열차까지 탔음에도 불구하고 미야자키에 도착하니 다음날 오후 2시... ^^;;

거의 하루 꼬박하고도 반나절이나 더 걸린 엄청난 거리와 일정이었습니다.

잠시, 이날 탔었던 열차의 목록과 시간표를 정리해 보면...

                           1) 삿포로 (09:19) ---> 하코다테 (12:49) : 특급 호쿠토 8호        

                           2) 하코다테 (12:53) ---> 하치노헤 (15:50) : 특급 슈퍼하쿠쵸 24호        
 
                           3) 하치노헤 (18:00) ---> 도쿄 (21:08) : 신칸센 하야테 30호                

                           4) 도쿄 (22:00) ---> 오카야마 (익일 06:27) : 선라이즈 이즈모/세토 (야간열차)     


                           5) 오카야마 (06:52) ---> 하카타 (08:49) : 신칸센 히카리 441호        

                           6) 하카타 (09:10) ---> 신야츠시로 (10:47) : 릴레이츠바메 5호        

                           7) 신야츠시로 (10:50) ---> 가고시마츄오 (11:30) : 신칸센 츠바메 5호         

                           8) 가고시마츄오 (12:14) ---> 미야자키 (14:19) : L 특급 키리시마 8호
 

정리해 놓고 보니, 모두 7번의 환승과 8종류의 열차를 탔었고,

삿포로에서 오전 9:19분에 출발해 미야자키에 다음날 오후 2:19분에 도착했으니, 정확히 29시간이 소요가 되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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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캐리어를 낑낑거리며 끌고 삿포로역에 도착해서는 9:19분에 출발하는 하코다테행 열차를 타러가야 합니다.

이날따라 캐리어가 왜이리 무겁게 느껴지던지... 두발짜리 캐리어라 그런가... 더 힘이 들어가더라구요.

4발짜리 캐리어를 살껄...하면서 잠시 후회를 해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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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이 바로 30시간동안의 기차여행의 첫 열차로 타게된 하코다테행 호쿠토 열차라지요.

호쿠토라는 말이 한자로 '북두(北斗)'라는 뜻인데, 역시나 기관차 머리에 북두칠성을 당당히 달고 들어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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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여행 하면.. 바로 기차 안에서 먹는 도시락(에끼벤)이 제일 먼저 생각나지요? ^^

특히나 삿포로~하코다테 구간의 열차에서는 이 지역 특산물인 '카니메시'라는 게살덮밥 도시락이 아주 유명하답니다. ^^

그 외에도 아주 여러 종류의 도시락이 많이 있었는데... 선택의 폭이 정말 넓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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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미 아침을 먹었기에 도시락은 따로 사먹질 않고... 대신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먹었어요.

이곳 홋카이도는 유제품이 아주 유명하고 맛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줘야 한답니다.

뚜껑에 보면 HAND MADE 라고 적혀있듯이... 수제 아이스크림인데..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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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에서 내려 두번째로 타게된 하치노헤행 열차, 슈퍼하쿠쵸 열차랍니다.

하코다테에서 환승을 해서 타게된 열차인데, 위의 시간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환승시간이 단 4분 밖에 되질 않습니다만,

아주 여유있게 환승을 할 수 있었는데, 그 이유는 하코다테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맞은편으로

딱 20걸음 정도만 걸어가면, 환승할 수 있는 열차를 탈 수 있도록 동선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4분의 시간도 아주 넉넉한 시간이었답니다. 환승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을 많이 줄일수 있었다는... ^^

정말 분단위의 열차 정시 도착을 위해 노력하는 일본 철도 시스템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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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신칸센이 다니기 시작하는 하치노헤에 도착했는데, 하치노헤에서는 환승시간에 좀 여유가 있어 2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18:00에 출발하는 도쿄행 신칸센에 다시 올라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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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신칸센은 빠르네요. 금방 도쿄에 도착을 해버립니다.

하지만 도쿄의 공기를 채 마셔보기도 전에 (도쿄 공기라 해봐야 서울 공기랑 비슷할듯~ ^^) 이제 오카야마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러 가야 하는데, 이 열차가 바로 그 유명한 SUNRIZE EXPRESS호 야간열차랍니다. ^^

열차에 공중샤워실까지 딸려있는 신기한 열차... ^^

일단, 제가 타야하는 5호차가 서는 지점에서 열차를 기다리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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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되니... 정확히 선라이즈 열차가 플랫폼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오더군요.

이 열차에 대해 잠시 소개하자면, 원래는 일반객실 없이 침대열차로 운행이 되기 때문에 비싼 운임을 지불해야 탈 수 있고,

더군다나 JR 패스만 가지고는 침대칸을 무료로 탑승할 수 없는 고급 열차지만, 단 두량에 한해서 노비노비 카펫카라고 하여

침대운임을 따로 지불하지 않고, 일반 보통차 티켓만으로도 탑승이 가능한 객차가 있는데,

(물론 JR 패스로도 추가금 없이 탑승 가능)

침대는 없지만, 마치 군대 내무반 침상처럼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 편하게 두발 뻗고 누워갈 수 있는 객차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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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노비노비 카펫카 객차를 찍은 모습입니다. 마치 이층열차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완전한 이층은 아니고,

카펫카 침상이 상단/하단으로 나뉘어져 있어 각각의 칸마다 바깥풍경을 볼 수 있도록 창문을 저런식으로 만들었더라구요.

참고로 이 열차 SUNRIZE EXPRESS호의 노비노비 카펫카를 타려면 일찌감치 예약을 해야지만 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인기가 좋은 열차이니 만약 타고자 하시는 분들은 서둘러 예약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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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부로 들어가면, 한쪽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좁은 통로가 마련되어 있고,

왼편으로는 각자의 좌석표시대로 정해진 침상이 이렇게 자리를 잡고 있답니다.  제자리는 하단이 아닌 상단이었어요. ^^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게 침상이긴 하지만, 나름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반 정도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고,

다리쪽도 커텐을 칠수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개인만의 공간도 가질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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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안쪽으로 들어가 살펴보면, 왼쪽에 개인 전등을 끄고 켤 수 있는 스위치와 물컵이 놓여져 있고

머리맡에는 자는 동안 덮을 수 있는 얇은 이불 하나와 베개포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베개는 없어요)

이 정도면 JR 패스로 추가금 없이 타는 것 치곤 침대칸 부럽지 않을 곳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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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열차의 최고 자랑거리인 바로 공중샤워실의 모습입니다. 

노비노비카펫카 객차의 한쪽 끝으로 가면 카펫카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잠들기 전.. 혹은 자고 나서 이용할 수 있도록

샤워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일단 무료는 아니고 열차 차장(승무원)에게 샤워카드를 300엔을 주고 구입해야 합니다.


샤워실 이용방법을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샤워카드를 구입한 뒤, 샤워실로 가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1)번 사진처럼 옷가지를 놓을 수 있는 바구니가 보이고

(2)번 사진의 판넬 제일 오른쪽에 구입한 샤워카드를 꽂은 뒤, 중간의 하늘색 버튼을 누르면 위생을 위해서

샤워 전에 먼저 샤워실 청소가 자동으로 된답니다. 왼쪽 빨간 버튼은 비상용 버튼이니 따로 손댈 필요는 없구요.

샤워실 청소가 끝나게 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3)번 위치에서 샤워를 하면 되는데, 물이 나오는 시간은 총 6분입니다.

여자분들에게는 좀 부족한 시간일수 있겠으나, 남자분들은 충분한 시간이고... 초록색 버튼과 빨간색 버튼이 보이는데,

초록색 버튼은 물이 나오게 하는 버튼이고 빨간색 버튼은 멈춤 버튼이예요.

물론 중간 중간 끊어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빨간색 버튼을 누르고 물이 나오지 않는 시간은 6분에 포함되지 않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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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편하게 누워서 갈 수 있는 야간열차이긴 했으나.. 제가 잠자리를 좀 가리는 편이라.. 뒤척거리다 겨우 잠든 뒤...

눈을 떠보니.. 바로 다음날 아침이더라구요... ^^  

오카야마역에서 서둘러 내린 뒤.. 이제 또 부지런히 하카타(후쿠오카)로 향하는 신칸센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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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하카타역에 도착... JR 큐슈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보니... 반갑네요. ^^

전날 아침에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출발해서 이제서야 큐슈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ㅎㅎ

하카타는 지역적으로 저희 집이 있는 부산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오랜 여행기간 때문에 갑자기 집이 그리워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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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리움도 잠시... 가고시마로 가기 위해 6번째 열차...  릴레이 츠바메를 타러 가야 할 시간입니다.

원래 큐슈 신칸센 츠바메가  하카타에서 가고시마까지 한번에 연결되어야 하는데,

하카타에서 신야츠시로역 까지는 아직 개통이 되지 않아 일반 열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그 열차가 신칸센 츠바메를 이어준다는 역할을 하는 의미로 릴레이 츠바메로 부르고 있다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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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름처럼 날렵하게 생긴 큐슈신칸센 츠바메호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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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신칸센은 전 객차가 일반실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우리 KTX로 치면 특실이 아닌 일반실인데도 불구하고...

좌석이 정말 편안하고 아늑하더라구요.  특히나 원목 인테리어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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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가리개도 대나무 통발로 해주는 센스~~ ^^

그리고 자세히 보면 가리개 중앙 부분은 대나무 발이 얇은데, 가리개를 다 내리고도

바깥 풍경을 잘 볼 수 있도록 해놓은 배려라고 합니다. 역시나 일본인의 세심함을 엿볼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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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신칸센을 타고 도착한 곳은.. 큐슈 지역에서 거의 최남단이라 할 수 있는 가고시마츄오역이었답니다.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쉬지않고 큐슈의 최남단 가고시마까지 왔으니... 정말 지칠대로 지쳐 있었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고.. 다시 미야자키까지 열차를 한번 더 타야 한답니다. ㅎㅎㅎ

근데.. 날씨가... 날씨가.. 이거 완전 삿포로와는 딴판이네요..

10월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바로 반팔티로 환복을 해야 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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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의 최종목적지... 베이스캠프가 있는 미야자키까지 갈 마지막 열차를 타는 순간입니다. 아... 감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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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허기가 질만한 점심시간이 되어 도시락 하나 사들고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장시간 기차여행에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지... 일부러 장어덮밥을 골랐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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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에서 미야자키로 가는 열차에서 바다쪽 창가에 앉으면 사쿠라지마를 볼 수 있는데...

저산이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이라고 하네요. 신기했습니다. 활화산을 보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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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감격스럽게 도착한 최종 목적지 미야자키 역입니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ㅠ.ㅠ

일본이란 나라... 정말 땅넓고 긴 나라였다는걸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암튼... 1박 2일간의 긴 기차여행이 끝나는 시점이었는데.. 다시 이렇게 기차를 타라고 하면 아마 못탈듯... ㅎㅎㅎ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되고.. 무엇보다 JR패스 하나로 이렇게 이동을 하고 나니.. 정말 본전은 제대로 찾은듯.. ^^

너무 피곤해서.. 숙소 체크인을 하고.. 좀 쉬고난 뒤.. 다시 일정을 시작해야 할까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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