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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의 자유방랑/'06 뉴질랜드 - 남섬

양떼들과 함께한 뉴질랜드 첫 트레킹, 마운트 존 트랙

by @파란연필@ 2010. 12. 9.




테카포 YHA에서 하룻밤을 묵고 이튿날 아침....

이날은 테카포 마을 가까이에 있는 마운트 존(Mt. John) 트레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은 지형이고 워낙 풍경이 멋진 곳이 많아서인지 군데 군데 트레킹 코스가

매우 잘 정비가 되어 있으며, 제가 걸어다니는 걸 좋아해 이번 남섬 여행기간동안 트레킹을 좀 많이 했었는데,

그 첫번째가 바로 테카포 마을 뒷산에 있는 마운트 존 트레킹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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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존 트레킹이 시작되는 지점은 테카포 YHA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왼쪽편으로 난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그 시작점이 나오는데, 왕복 소요시간은 3~4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랍니다.

약간 흐린 날이긴 했지만, 이곳의 아침 공기는 꽤 쌀쌀하면서도 상쾌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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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트레킹 시작지점을 향해 걷고 있는데, 아무래도 흐린 날씨가 약간 마음에 걸리네요.

전날엔 그렇게 화창하고 맑은 날씨였는데, 이날은 햇빛을 보기가 힘들었다는... 덕분에 호수의 물빛도 약간 달라졌습니다.

그래도 연초록빛의 호수빛깔은 여전히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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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출발한지 15분쯤 지났을까? 트레킹 시작점을 알리는 MT.JOHN WALKWAY 라는 간판이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그리고 화장실이 있다는 표시도 있는데, 트랙 중간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미리 해결을 하고 가야 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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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을 지나 트레킹 초입부터는 길이 아주 평탄하고 걷기가 쉬운 코스랍니다.

나중에 사진 오른편에 보이는 숲쪽으로 코스가 이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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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간판을 봤을 때가 시작점인줄 알았더니... 여기가 진짜 시작점인가 보네요. ^^;;

Track을 잘 지키라는 주의 표지가 보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등산할때 곳곳에 보이는 산악회 리본 같은걸 보면서

길을 찾아가면 되지만, 여긴 리본 같은건 당연히 없고... 대신 말뚝 같은걸 박아 놓아 놓았는데,

노란색/초록색 칠이 되어있는 말뚝만 잘 보고 찾아서 가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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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트레킹 코스를 완만하게 만들려고 그랬는지... 조금 돌아서 올라가는 길이긴 했지만,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편히 걸을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오른편으로 보이는 테카포 호수의 전경과 설산이 한눈에 보여

그야말로 트레킹 할 맛이 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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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트레킹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고.. 혼자서 신나 룰루랄라 걷고 있는데,

오~~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으로 양떼들을 만나게 되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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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이곳 마운트 존 트랙은 양떼 목장 사이로 이렇게 길이 나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군데 군데 양들을 방목하는 풍경을 볼 수 있었고, 양떼를 쉽게 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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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녀석들... 어찌나 겁이 많던지.. 조금만 다가가도 폴짝 폴짝 뛰어서 도망가기 바쁘더라는... ^^

사실 이날 처음 본 양들이기는 하지만, 나중에 남섬 여행을 하는 동안에 지겹도록 양을 봤어요.

언뜻 들은 얘기론... 뉴질랜드엔 사람 인구보다 양이 더 많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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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었을까? 아무리 걷기 좋은 완만한 코스라 하더라도 평소 안하던 걷기 운동을 하려니 숨이 조금씩 차오르네요. ^^;;

하지만 그만큼 눈에 보이는 풍경들은 점점 멋지게 변해가고 있는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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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아서인지 전날만큼의 물빛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테카포 호수의 매력은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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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반쯤 올라왔을까? 앞으로 마운트 존 정상인 Summit 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았다고 알려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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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해서 오르막 경사는 거의 없어지고 이제 넓은 평원이 나오는데, 저멀리 보이는 서던알프스 산맥이 장관이었습니다.

날씨만 맑았다면 한층 더 가깝게 보였을텐데 말이죠.

정말 날씨가 맑고 좋을땐, 뉴질랜드의 최고봉인 마운트 쿡(Mt. Cook) 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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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면, 전날 여유를 즐기며 휴식을 취했던 테카포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답니다.

자세히 보면, 중간에 보이는 저 좁은 수로 사이에 '선한 목자의 교회'가 위치해 있어요. ^^

일단, 여기서 점심 대용으로 싸들고 온 쪼코바를 하나 덥석 물고 마을을 내려다 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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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길을 나서려는데.. 허걱~~

한눈에도 딱 보이는 정상을 향한 오르막길.... 난코스가 예상 되는군요.. ㅎㅎㅎ


사진에 보이는 앞쪽에 노란 티셔츠 읿은 저 친구...

아까 내가 먼저 도착해서 휴식을 하고 있을때 잠깐 같이 있다가 나보다 먼저 출발을 했는데,  

벌써 저만치 앞서 가는군요. 기럭지가 길어서 그런가? -.-;;

잉글랜드에서 왔다고 하던데... 제가 사는 부산이라는 도시도 알더라구요. 뿌듯~ ^^

웬만한 서양애들은 서울은 알아도 부산을 잘 모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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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길가에 자라고 있는 요상한 풀들...

뉴질랜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터석'이라는 풀인데, 마치 고슴도치 마냥 여기저기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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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막판 스퍼트를 내서 드디어 Summit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정상이라 해봐야... 우리나라 산처럼 비석이나.. 그런건 전혀 없고... 그냥 쉴 수 있는 벤치 하나와 안내표지판이 다예요. ^^

그리고 저 벤치 뒷편으로는 테카포 천문대가 자리잡고 있는데, 매일 저녁 별을 관측하는 투어도 따로 있답니다.

워낙 공기가 깨끗한 곳이라 밤에 별들이 정말 많아요. 전날 밤 숙소에서도 잠시 별을 봤는데..

정말 그렇게 많은 별을 처음 봤답니다. 사진 찍어보려고 삼각대까지 들고 나갔는데.. 너무 추워서 사진은 포기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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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운트 존 트레킹을 하다보면, 이런 발판과 철망 같은걸 자주 볼 수 있는데,

땅 소유지 구분과 함께, 이곳에서 기르는 양들을 방목하면서 양들이 딴 지역으로 못넘어가게 만든 것으로 보였고,

나무 발판은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보다 쉽게 철망을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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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상에서 한참 풍경을 바라보다... 이제 다시 마을로 내려가야 하는데, 올라왔던 길이 아니고....

반대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길로 내려가보니 올라왔던 길보다 경사가 꽤 급한편이었습니다.

헉~ 길을 잘못 선택해서 이길로 올라왔다면 아마 꽤 고생했을듯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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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내려올 무렵... 이런 수풀 속을 걷기도 합니다.

이쯤 왔을때, 어느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 여행객이 숨을 헐떡이며 저에게 정상까지 얼마 정도 더 가면 되냐고 물어보길래...

솔직히 아직 많이 남아있는 지점이긴 했지만,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30-40분 정도 가면 된다고 힘내라고 얘기해줬어요.

실제로는 1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 아주머니.. 아마 저 많이 미워했을듯... ^^


우리나라에서도 산행을 할때 모르는 사람이라도 마주오는 사람들을 향해 반갑게 인사해주고 격려해 주는 것처럼, 외국에서도

다를 바 없던것 같았습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더라도 그저 Hi~ 또는 Hello~ 라는 인사말 정도 해주는게  예의인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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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급해서 그런지... 내려오는 길은 금방이었습니다. 어느새 다 내려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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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아직 해가 떨어지진 않았지만,

거실로 가서 조용히 호수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거실에 보니 방명록 노트가 보여서 읽어보니.....

한국 여행객들도 꽤나 많이 다녀간듯 보이더라구요. 대충 한글로 되어 있는 것들만 읽어 봤는데..

그들이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제가 느낀 것들을 비교도 해보고.. 특히나 저처럼 혼자서 여행다니는 친구들이 많았는지..

하나같이 이곳 풍경이 이쁘고 여행하기에는 좋았지만, 외롭다는 말들도 한구절씩 보이더라구요. ^^

암튼..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고.... 다음날 여행을 준비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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