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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의 자유방랑/'06 뉴질랜드 - 남섬

1년에 100일도 보기 힘들다는 남반구의 알프스, 마운트 쿡

by @파란연필@ 2010. 12. 14.




뉴질랜드 남섬의 최고봉 마운트 쿡(Mt.Cook), 원주민인 마오리족 사이에서는 아오라키(Aoraki)라고도 불리는 산....

해발이 무려 3,754미터나 되기에 정상 부근엔 항산 만년설이 가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 마운트 쿡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헬기나 경비행기를 이용하는 이른바 Flight Tour~

물론 그 비용이 만만친 않지만, 일생에 단 한번 여길 여행한다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마운트 쿡의 모습은 정말 장관일 것입니다.

(저의 계획은 무리를 해서라도 헬기투어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여기서 말고 조금 더 저렴한 프란츠조셉 지역에 가면

거기서 헬기투어를 하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아쉽게도 프란츠조셉에서 기상이 좋지 않아 헬기를 타지 못했네요.)


두번째는 역시... 산은 직접 몸으로 때워서 올라야 하는 법~ ^^

저렴한 배낭여행 목적으로 온 여행자이거나, 자연과 함께 숨쉬고자 하는 분들은 트레킹을 통해 마운트 쿡을 즐기면 된답니다.

저역시 트레킹을 통해 마운트 쿡을 즐기기로 했지요. ^^


하지만, 마운트 쿡은 항상 만년설로 덮여 있는 곳이고, 주변의 높은 산들에 둘러쌓여 있어,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곳이라 실제로는 지상에서 정상부근을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흔하지 않다고 합니다.

1년중 비가 오는 날만 해도 250여일이 넘는다고 하니, 마운트 쿡에서 맑은 날씨를 만난다는 것은 꽤나 운이 좋아야 되지요.

역시... 저는 타고난 날씨운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때마침 이날도 날씨가 무척이나 좋았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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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르기로 한 트레킹 코스는 바로 후커밸리 트랙 (Hooker Valley Track) 이었습니다.

전날 다녀왔던 Kea Point 트랙 보다는 조금 더 먼거리의 코스라지요.

원래 이 코스는 마운트 쿡 정상으로 향하는 등반의 거점으로 이용되는 코스이기도 하지만, 시작 부분은 일반인들을 위한

가벼운 트랙이 마련되어 있어, 이곳 마운트 쿡에서도 꽤나 인기가 있는 트랙이라고 합니다.

총 예상 소요시간은 마운트 빌리지에서 출발하여 왕복으로 4~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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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코스로 들어서자마자 병풍처럼 둘러싸인 엄청난 설산들의 압박에 잠시 움츠려 들기도 했지만,

이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기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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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평이한 코스라 그런지, 걸어가는 길은 무척 쉽고 가벼워 보였습니다. 길이 잘 닦여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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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마운트 쿡을 여행오는 어떤 사람들은 길게는 일주일까지 머물렀다가 가는 이들이 있다고 하는데,

6일동안 비만 내려 마운트 쿡 정상을 못보고.. 마지막날 겨우 하늘이 개여 보고 갔다는 그런 얘기도 들릴 만큼....

날씨운이 따라줘야 하는 곳인데... 전 정말 운이 좋았나 봅니다. 이렇게 깨끗한 하늘과 설산을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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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조금씩 올라가다 보면, 군데 군데 빙하가 녹아서 고인 조그만 잿빛 호수도 볼 수 있답니다.

정말 병풍처럼 둘러싸인 그림같은 풍경들... 그저 넋을 잃고 트랙을 따라 길을 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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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커밸리 트랙을 걷다 보면, 계곡을 건너야 하는 코스가 두어번 정도 나오는데,  저런 구름다리를 건너가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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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꽤 튼튼해 보이기는 하는데, 막상 건널려고 하니 어찌나 흔들거리던지.... -.-;;

무거운 카메라까지 메고 있으니 중심잡기가 조금 힘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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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중간 기착점 정도 되는 곳이었는데, 후커밸리를 조망할 수 있는 뷰포인트였던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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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건너왔던 첫번째 구름다리의 모습이네요.

뒷쪽의 하얀 설산들의 배경이 구름다리의 운치를 더욱 살려주는 풍경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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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 코스의 이름이 후커밸리라 그런지, 유난히 계곡이 흐르는 곳을 많이 지나게 되는데,

사진에서 보는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계곡과는 확연히 틀리지요?

우선 색깔이 빙하가 녹아 석회암이랑 섞여 빛깔이 회색빛을 띠고 있고, 흐르는 계곡에 손을 담궈보면.....

그 차가운 정도가 완전 틀리답니다. 하긴... 빙하가 녹아서 흐르는 물이니... 찰 수 밖에 없겠지요.

가만 보면.. 조그만 얼음 덩어리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도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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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두번째 건너게 되는 구름다리였어요.

이젠 흔들거림이 어느덧 재미있어지니 여러번 왔다갔다하며 흔들거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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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구름다리를 건너고 나면, 살짝 급한 오르막 경사가 나오기는 하는데....

여기만 오르면 뭐... 큰 무리 없이 올라가실 수 있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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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마운트 쿡 트레킹 코스 주변에는 우리나라 등산로처럼 숲이나 나무들이 거의 없답니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키작은 풀들과 돌 밖에 없다는...

그래서 그런지 트레킹 하는 동안에는 시야가 확~ 트여 주변 풍경을 만끽하면서 걷기에는 최고였던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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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번에는 꽤 큰 빙하호수가 고여 있는 곳이로군요.

마운트 쿡에서 트레킹을 하다보면, 주변이 워낙 조용한 곳이라... 가끔씩 저멀리서 빙하가 녹아 무너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지구온난화 때문에 이곳 만년설도 하루가 다르게 녹는 양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는 마운트 쿡의 만년설도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참 안타깝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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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편에 석회가루에 뒤덮힌 곳이 모두 빙하 덩어리라는 사실....

저 뒤가 모두 바위가 아닌 빙하랍니다. 신기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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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지나 다시 계곡을 따라 묵묵히 트랙을 걸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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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를 돌고 나니... 드디어 눈앞에 선명한 마운트 쿡 정상이 한눈에 들어 오는군요.

정말 그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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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걷기 쉬운 목책로가 시작이 되고....

마운트 쿡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걸어가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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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책로는 한동안 길게 이어져 있답니다.

진정한 트레킹을 제대로 즐기고 온 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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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원래부터 좋아했던 사람은 물론 산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이곳에 온다면,

산을 좋아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그 무언가가 느껴지는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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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 쿡의 정상부분은 점점 가까이 웅장한 모습을 머금은 채..  제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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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운이 좋은 여행자의 기분을 한껏 즐기며....

어느덧 얼마 남지 않은 후커밸리 트랙의 마지막까지 힘차게 걸어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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